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중인 고합 갑을 신원 진도가 기업구조조정투자회사(CRV)를 통해 회생의 길을 걷게 된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빛은행 등 채권금융기관들은 워크아웃협약이 지난해 말로 종료됨에 따라 이들 기업의 구조조정을 CRV를 통해 추진할 방침이다.

대상기업은 고합 갑을(한빛은행) 신원(외환은행) 진도(서울.조흥은행)이 1차적으로 꼽히고 있다.

한빛은행 관계자는 "2월중에 이들 기업중 하나 이상의 CRV가 설립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CRV는 해당기업의 채권금융기관들이 시가로 평가한 보유채권을 이전하거나 출자하는 방식으로 설립된다.

이 CRV는 아래에 각각의 기업을 관리할 자산관리회사(AMC)를 두게 된다.

또 CRV는 뮤추얼펀드를 발행하거나 증자를 해서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할 예정이다.

고합의 경우 5조원의 채권중 시가로 평가한 2조원의 채권이 CRV에 투자되고 국내외 투자자로부터 2조원가량을 끌어들일 계획이다.

자산관리공사도 대우계열사를 대상으로 CRV 설립을 검토하고 있어 기업 구조조정의 방법이 올해는 크게 바뀔 전망이다.

CRV는 하나의 페이퍼컴퍼니가 기업의 구조조정을 전담하기 때문에 경영정상화를 조속히 이룰 수 있고 기업의 회생가능성이 높을 수록 외부자금을 끌어들이기 쉽다는 점에서 워크아웃과는 다르다.

워크아웃은 각종 의사결정을 채권단 협의회를 통해야 효력을 발생하기 때문에 신속한 의사결정이 어려운 단점이 있었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