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화학 B2B(기업간전자상거래)업체들이 대거 국내에 진출한다.

이에따라 아시아 화학시장을 공략해온 켐크로스 켐라운드는 물론 10여개의 국내 중견 화학 B2B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의 화학 B2B기업인 켐커넥트(www.chemconnect.com)를 비롯 인더스트리아닷컴(www.industria.com),켐매치(chematch.com),겟플라스틱(www.getplastic.com) 등 다국적 화학 B2B기업들이 국내 시장 진입을 추진중이다.

이들은 단독지사를 설립하는 방안과 국내 관련사와의 합작을 모색하고 있다.

외국의 화학 B2B업체들이 대거 국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한국을 거점으로 일본과 중국 등을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시아지역의 화학시장 규모는 연간 7백조원으로 전세계 화학시장의 3분의 1을 점하고 있다.

또 한국은 세계 4위의 화학제품 생산국으로 세계 화학시장에서 비중있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기업들을 자사의 회원사로 끌어들여 세계 화학 B2B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포석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켐커넥트는 국내 화학 B2B업체와 제휴를 맺거나 단독으로 지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지난 95년 설립된 이 회사는 전세계 1백25개국에 1만2천여개의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자본금만도 1억5백만달러에 달한다.

듀폰 등 다국적 화학업체가 설립한 인더스트리아닷컴은 아예 국내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이미 일부 대기업이 자본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그동안 B2B솔루션 판매에 주력해 왔으나 이번 증자를 계기로 화학 B2B e마켓플레이스 사업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플라스틱 폴리머 등을 전문적으로 거래하는 겟플라스틱도 내년초 국내 화학 B2B업체인 폴리머스넷과 공동으로 국내에 겟플라스틱코리아를 설립,본격적인 마케팅활동에 들어간다.

이에앞서 6백70여개의 회원사를 거느리고 있는 켐매치도 지난해 10월 국내에 지사를 설립하고 고객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해외 화학 B2B업체들의 한국시장 공략이 임박함에 따라 국내 업체들의 구도도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기업과 사업모델이 다른 업체는 제휴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생존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는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인터켐코리아의 박종필 이사는 "이들 기업은 국내시장을 잘 파악하고 있는 중견업체와 제휴를 맺을 가능성이 높다"며 "중견기업 입장에서는 오히려 제휴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폴리머스넷의 진양석 사장은 "화학 B2B는 1∼2개의 글로벌 e마켓플레이스로 통합되는 메가익스체인지로 가고 있다"며 "국내 역시 이들과 제휴를 맺을 수 있는 1∼2위 업체를 제외하고는 생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