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경제는 그 어느 해보다 불투명한 한 해가 될 것같다.

주요 예측기관의 전망대로 고유가 진정, 미국경제 연착륙, 개도국 금융위기가 진정된다면 금년 세계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5%보다는 낮지만 과거 10년간 평균성장률인 3.5%보다 높은 4.0% 내외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세계증시 하락, 미국경제 경착륙, 일본과 동남아 국가들의 정국불안, 고유가 지속과 같은 불안요인이 가시화될 경우 사정은 달라진다.

과거 어느때보다 세계경제는 더욱 빠른 속도로 둔화돼 3%대 초반으로 급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세계증시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세계경제 경착륙 가능성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 : 지난해 하반기 이후부터 둔화국면에 진입한 미국경제의 영향으로 선진국 경제는 지난해 4% 수준에서 금년에는 3.3%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금년에 최대관심이 되고 있는 미국경제는 주가하락과 가계부채 부담 증가, 경상수지적자로 예전만 못하다.

물론 1월 20일부터 공식 업무가 시작되는 부시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과 연준리의 금리인하를 통한 경제안정화 노력이 예상되고 있으나 성장률 둔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측기관들은 지난해 5.3% 성장에서 금년에는 3.5% 내외로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경제도 금융권 구조조정 지연과 국민소득(GDP)의 132%에 달하고 있는 국가채무, 민간소비 회복의 불투명으로 지난해에 이어 금년에도 1%대의 낮은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모리 내각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정치권 불안문제까지 가시화될 경우 성장률이 1%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반면 유럽경제는 출범 3년째를 맞고 있는 유럽경제동맹(EMU)의 긍정적인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역내교역 증가와 같은 자체적인 성장요인에 따라 지난해 3%대의 성장세가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기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 경우 올해 하반기부터 남은 유로화 일정을 마무리하고 유로랜드가 새로운 회원국을 받아들이면서 범유럽경제권으로의 행보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도국 : 개도국 경제는 선진국 경제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올해는 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예측기관의 전망으로는 지난해 6%의 성장률을 기록한 개도국 경제는 올해는 5%대 초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고유가 지속으로 비산유국 경기가 침체되거나 개도국 금융위기가 재연될 경우 4% 이하로 급락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러시아를 비롯한 중동구 체제전환국들은 자국 통화의 약세와 유럽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증가와 내수회복, 국제원자재 가격의 강세로 지난해에 이어 금년에도 4% 수준의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교역 : 올해 세계교역은 세계경기 둔화에 따른 수입증가률 감소로 지난해 10.2% 증가에서 7.7%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경기 둔화에 따른 수입증가율 감소와 함께 국제원자재 가격 하락 영향으로 공업제품을 수출하는 선진국과 개도국의 교역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경상수지적자를 줄이기 위해 강력한 통상정책을 추진할 경우 세계 각국간의 통상마찰이 심해져 세계교역이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예측기관들은 지난해 4천억달러를 기록한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올해도 4천억~5천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