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세계경제와 우리 경제가 고유가 부담으로 점철된 한 해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올해는 국제유가가 어떻게 될지 새해 벽두부터 관심이 되고 있다.

현재 예측기관에 따라 올 한해 국제유가 수준에 대한 시각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국제유가를 낙관적으로 보는 기관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생산규모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공급과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OPEC의 생산수준인 하루 2천9백50만배럴을 감축하지 않는다면 금년에는 1백만배럴이 남아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고유가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은 OPEC이 갖고 있는 재정구조상의 취약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대부분 OPEC회원국들은 재정수입의 70%정도를 원유판매대금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원유증산을 도모할 경우 유가하락을 초래해 재정사정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올해도 OPEC 회원국들은 계속해서 유가를 일정수준 이상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 시점에서 국제유가는 크게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금년 1월에 새로 OPEC 의장으로 취임한 로드리게스 전 베네주엘라 석유장관은 국제 원유업계에서는 전형적인 ''강경매파''로 알려져 있다.

일부에서는 로드리게스가 OPEC 의장으로 취임한 것을 계기로 제1.2차 오일쇼크 당시에 OPEC이 택했던 초강경 노선으로 선회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세계 원유수급상 올해는 전체적으로는 균형이 맞춰진다 하더라도 비OPEC의 생산비중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들의 원유수요중에서 OPEC에 대한 의존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제 원유시장에서 OPEC의 유가결정력이 지난해보다 휠씬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책적으로도 타협의 여지가 없는 상태다.

OPEC 회원국들은 고유가 책임을 원유소비국들의 높은 유류세에 돌리고 있다.

반면 미국을 비롯한 원유소비국들은 OPEC의 인위적인 공급조절정책을 고유가의 가장 큰 요인으로 보고 있다.

최근까지 나타난 정황으로 봐서는 양측간의 입장차가 워낙 커 올해도 쉽게 타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올해는 세계경기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세계원유수요가 지난해에 비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유가수준은 지난해보다 다소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주요 예측기관들도 올해 국제유가(WTI)를 배럴당 평균 24~26달러대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서는 2달러 정도 낮은 수준이다.

문제는 중장기적으로 금년도 유가수준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최근에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향후 20년간 국제유가 전망자료를 보면 세계 원유수요는 매년 하루에 200만 배럴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가 일정수준 이상 유지돼 OPEC 회원국들이 원유공급을 계속해서 늘릴 수 있는 유인이 제공하지 못할 경우 세계원유시장은 어느 순간에 수급사정이 크게 흐트러져 국제유가가 폭등할 가능성을 제시해 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