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경기둔화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금리는 내리지 않았으나 이르면 내년 1월 말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FRB는 이날 비공개회의가 끝난 후 발표한 성명에서 "유가상승에 따른 수요 둔화와 소비자 신뢰도 하락,기업매출 및 수익의 상당한 감소,일부 금융시장의 경색 등을 볼 때 경제성장률 둔화가 심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FRB가 인플레이션 대신 경기둔화를 주요 화두로 거론한 것은 지난 99년 여름 이후 처음이다.

이와관련,전문가들은 FRB가 금융정책의 초점을 물가억제에서 경기둔화 방지쪽으로 급선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FRB는 작년 6월부터 6차례에 걸쳐 정책금리인 연방기금금리(은행간 콜금리)를 인상,연 6.5%로 만들었다.

경기과열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금리인상폭이 너무 컸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올 하반기부터 경기둔화가 본격화됐다.

3·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은 2·4분기(5.6%)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2.4%로 크게 떨어졌다.

11월 소비자경기신뢰도는 2개월 연속 하락,연중 최저치인 133.5에 머물렀다.

기업수익 악화가 가시화되고 주가도 급락세다.

반면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2%로 크게 둔화됐다.

이날 예상밖의 금리인하 조치가 취해질 수도 있다는 기대로 상승세로 출발한 나스닥지수는 금리 동결소식이 나오면서 곧바로 1백12.81포인트 급강하,16개월 만에 최저치인 2,511.71로 마감됐다.

나스닥의 폭락세는 20일에도 이어져 이날 오전장에서 5%나 빠지면서 2,400선 아래로 무너져 내렸다.

월가에서는 FRB가 내년 1월30∼31일 열리는 다음 회의에서 금리인하조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내년 봄까지 최소 0.5%포인트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