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수술대에 오른다.

동방금고와 열린금고에서 대형 불법대출 사실이 잇달아 적발됐고 이 과정에서 금감원 간부가 비리에 연루되는 등 현재의 금감위와 한지붕 네가족의 금감원 체제로는 금융감독정책이 제대로 수행되기 어렵다는 지적에서 비롯된 것이다.

기획예산처가 외부전문가들을 동원해 마련한 안이 여러가지로 제시된데다 유력한 안에 대해 금감원의 반발 등이 거세 시행되기까지는 적지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게다가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을 마무리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금감위는 발족한지 2년9개월만에, 금감원은 통합된지 불과 2년만에 변화의 회오리에 휘말리게돼 혼란도 예상된다.


◆ 금융정책과 감독 집행업무의 구별, 책임소재 명확화 =시안에는 현재 금감위와 금감원으로 이원화된 조직의 혁신안으로 네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조직을 통합, 민관합동체로 묶는 방안을 제1의 안으로 해 가장 무게를 뒀다.

이 경우 금감위는 위원장(장관급) 부위원장(차관급) 상임위원 3명(1급 계약직)과 민간의 비상임위원 8명으로만 구성되고 현재의 사무국은 없어지게 된다.

또 위원장은 금감원장을, 부위원장과 상임위원은 금감원 부원장을 각각 겸임한다.

현재의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은 시장관련 감독.조사업무를 전담하게 된다.

금감위는 기업의 이사회와 거의 같은 기능을 하게 된다.

현재 정부 조직으로 보면 방송위원회와 사실상 같은 형태가 된다.

시안을 마련한 작업반의 윤석헌(한림대 교수) 팀장는 "재경부에 ''위기관리시 구조조정 권한''을 부여해 총괄적 책임을 명확하게 하고 금감원은 통상적인 감독업무에 주력토록 하자는 것이 기본 취지"라고 설명했다.

재정경제부 장관이 의장이 되는 ''금융감독기관협의회''가 금융정책 결정에 관한 주도권을 쥐게 됨에 따라 금감위의 역할도 발족된지 채 3년이 안돼 약화될 전망이다.


◆ 문제점은 없나 =이 안대로라면 금감위원장(금감원장) 등 최고위직 5명의 공무원이 실질적으로 민간신분인 금감원 직원들을 이끌게 된다.

금감원 직원들이 반발하는 부분이 이 대목인데 단기적으로 조직개편에 따른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작업반도 이 점은 인정하고 있다.

반면 현재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금감원에 대한 금감위의 감독과 업무통할을 강화하는 내용의 3안도 공청회에서 심도있게 논의됐다.

이 경우 조직개편으로 인한 혼란은 없을 것으로 보이나 현재의 구조적 문제점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금감위.금감원의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금감위원장과 금감원장의 겸직을 분리하는 방안(2안)과 두 조직을 합쳐 정부조직화하는 방안(4안)도 각각의 장단점과 함께 제시됐다.


◆ 정보공유, 공동검사, 감독업무 내부감시 강화 =이들 사안은 시행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작업반이 사안별로 단일 시안을 제시한데다 조직이 어떻게 개편되든 금융감독의 운영시스템은 대폭적인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공동검사 요구권을 금감원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신설되는 금융감독유관기관협의회에 올려 조정케 한다는 복안이다.

그간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됐던 금감원 내부.외부의 정보공유는 아예 법제화.명문화된다.

금감원 직원들의 재량권을 줄여 투명한 검사활동이 이루어지게 하는 방안도 다각도로 제시됐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