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정비업계에선 최초로 5백만달러 수출탑을 받은 네스테크 최상기(39)사장.원래 외부에 잘 나서지 않는 그를 만나기가 요즘은 더 힘들어졌다.

신년 사업계획 구상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엔지니어로 불리는 것을 더 원하는 최 사장이 가장 즐기는 것은 독서와 사색이다.

"책을 읽으면서 제가 가진 아이디어의 방향이 올바로 가는 지 여부를 검증한다"는 그는 항상 종이수첩을 가지고 다닌다.

차안에서나 혹은 걷다가다 아이디어가 문뜩 떠오르면 메모를 하기 위한 것이다.

그는 특히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재를 털어 10억원 상당의 첨단 자동차 정비장비인 "카맨 아이다스"를 전국 고교와 대학에 기증한 것이나 아버지에게 사랑의 엽서를 보내는 "아빠사랑 캠페인"을 벌이는 것 등이 그 좋은 예이다.

"이번엔 네스테크가 어떤 기업이 되어야 하는 가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어요. 고객과 주주 그리고 직원들에 관련된 것들을 주로 생각했지요"

이렇듯 심사숙고끝에 내린 그의 결론은 주주에게는 연 30%의 수익,고객에게는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직원들에게는 네스테크에서 20년만 열심히 일하면 노후를 걱정하지 않는 삶을 보장하겠다는 것."진부해보이기도 하지만 네스테크의 창업이념인 "홍익인간"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겠다는 뜻"이라고 그는 부연설명했다.

최 사장은 자기자신에 대해 또다른 결심을 했다.

국내 차량진단기 시장의 70%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하이스캔"을 직접 기획하고 개발한 그가 다시 회사의 CTO(최고기술책임자)를 맡기로 한 것.최근 대기업 출신 임원 두 명을 영입해 관리와 영업책임을 맡긴 다음 내린 결단이었다.

일단 한 번 사람을 쓰면 전적인 권한과 책임을 주는 것도 그의 경영철학.

"''멍석론''이라고 해야 하나요. 직원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멍석)을 만들어주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게 경영의 기본방침"이라고 말한 그는 "처음엔 직원들이 갈피를 못 잡고 당황하기도 했지만 결국 책임감을 갖고 일을 자신있게 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생산공학 석사를 받은 그는 원래부터 연구개발쪽에 관심이 더 많다.

CTO로서 회사에 다시한번 기여해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 사장은 "네스테크가 이에이치닷컴(www.e-hd.com)과 함께 추진하는 카PC 개발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네스테크가 추진하는 카PC는 기존 네비게이션은 물론 <>AV시스템 <>인터넷 <>무선통신 <>차량고장진단 등의 기능을 갖춘 차량 장착용 이동컴퓨터다.

이처럼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고도 가격은 1백만원대로 설정해 내년에 상용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구체적인 일정도 밝혔다.

"주말에는 중학교 2학년인 외아들 현호(14)와 스타크래프트같은 오락도 함께 하고 드라이브도 나간다"는 최 사장은 직원들과 이달말 송년회를 겸한 볼링대회도 가질 예정이다.

다른 운동은 잘 하는 게 없다는 최 사장은 볼링 실력만은 상당하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새벽 1,2시에 사무실을 나와서 운동할 수 있는 데는 볼링장밖에 없더군요. 그래서 볼링이 제가 즐기는 유일한 스포츠가 됐죠"

(02)3144-8618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