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와 기업의 체감경기가 영하권으로 떨어지며 내년 극심한 불황 한파를 예고했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4분기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제조업 업황 BSI(경기실사지수)는 전분기의 97에서 75로 떨어졌다.

기업경기를 예고하는 내년 1.4분기 전망 BSI도 전분기의 107에서 67로 추락했다.

지난 98년 4.4분기(55) 이후 최저치다.

기업 BSI란 경기에 관한 기업가들의 의견을 지수로 표시한 것으로 100보다 낮으면 경기가 안좋다고 보는 기업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가계 소비심리도 꽁꽁 얼어붙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전망 조사결과''에 따르면 가계 소비심리를 반영하는 소비자 평가지수는 68.8로 조사가 시작된 98년 11월(65.9) 이후 2년 만에 최악 수준을 기록했다.

11월중 전국 어음부도율(금액 기준)은 전달의 0.22%에서 0.63%로 치솟았다.

외환 위기 직후인 98년 0.53%보다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부도업체수는 6백46개에 달해 작년 3월(7백4개) 이후 2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경제신문이 와튼계량경제연구소(WEFA) 등이 내놓은 세계 47개국(IMD 기준)의 내년 경제전망을 토대로 국가별 고통지수(misery index)를 평가해본 결과 한국의 고통지수는 올해 마이너스 2.9에서 내년엔 2.7로 5.6포인트 악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내년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적 고통은 IMF(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에 진입했던 97년 수준을 넘어 고통이 극심했던 98년 수준에 육박할 것이란 지적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