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차세대 영상이동통신) 사업자 선정결과가 발표된 지난 15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색다른 분석을 내놨다.

이 신문은 한 애널리스트의 말을 인용, "차세대 이동통신이 2005년께 일반화되더라도 소비자들은 기존 2세대 통신의 싼 가격과 호환성 등을 더 선호해 쉽게 이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IMT-2000은 결고 꿀단지가 아니다"고 보도했다.

아시안월스리트저널의 이같은 분석은 ''IMT-2000 사업권만 따내면 미래가 보장된다''고 보는 국내 통신업계에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이미 상당수 국내 전문기관들도 IMT-2000 시장수요 전망이 예상만큼 밝지만은 않다는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경우 IMT-2000 서비스가 일반화될 것으로 보이는 20005년께엔 기존 이동전화 가입자가 1천8백여만명으로 IMT-2000의 1천2백만여명보다 여전히 우세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 IMT-2000 불확실한 수익성 =IMT-2000 사업자들이 오는 2007년까지 서비스를 위해 투자해야 될 금액은 업체별로 대략 3조~5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의 경우 2003년까지 전국망 구축을 위해 1조2천5백억원을, 2007년까지는 모두 3조2천9백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여기에다 정부에 내야할 출연금(1조3천억원)을 합하면 투자금액은 모두 4조6천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한국통신도 같은 기간 시설투자와 출연금으로 모두 3조5천억원을 들여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비싼 단말기값과 이용요금으로 가입자는 크게 늘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IMT-2000 서비스는 동영상이 지원돼 단말기 가격은 지금보다 최소한 3~4배, 서비스 이용요금은 1.5~2배 정도 비쌀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연구기관에서는 IMT-2000 서비스 도입 5년 이후에도 사업자들은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2.5세대 CDMA에 주목하라 =통신업계는 IMT-2000의 불투명한 전망에 따라 지금의 2세대와 내년부터 도입될 2.5세대 CDMA(부호분할다중접속) 서비스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2.5세대 CDMA 서비스(IS-95C)는 IMT-2000 서비스의 전단계로 실제 동영상 통화는 물론 데이터 전송속도도 빨라 IMT-2000이 도입되더라도 상당기간 수요가 예상된다.

이동전화 업계는 이미 IS-95C 서비스를 위해 3천억원 이상씩의 투자비를 들여 전국망의 성능개선작업을 진행중이다.

업계는 IS-95C의 경우 투자비를 상대적으로 줄이면서도 다양한 서비스 향상을 기대할 수 있어 상당한 시장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이동전화 사업자들은 경우에 따라 IMT-2000 서비스가 시작되더라도 IS-95C를 주력사업으로 끌고갈 가능성도 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