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에 올해만큼이나 굵직굵직한 대형사건과 이벤트가 많았던 때도 없던 것같다.

대우자동차는 해외매각결정에서부터 포드의 인수포기 선언,부도및 법정관리 결정에 이르기까지 한해동안 대형뉴스를 계속 만들어냈다.

또 삼성상용차 퇴출같은 우울한 소식도 있었던 반면 기아자동차 법정관리 졸업이나 현대자동차와 다임러크라이슬러간 전략적 제휴같은 빅뉴스도 있었다.

한국경제신문은 어느 때보다 굴곡이 많았던 자동차업계의 한 해를 10대 뉴스로 정리해봤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

1.대우자동차 부도및 해외매각 난항=세계경영의 기치를 내걸고 국내 자동차산업의 일각을 차지해온 대우자동차가 지난 11월18일 최종 부도처리됐다.

지난 6월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포드가 갑자기 인수를 포기하면서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진 결과였다.

이로 인해 내수및 수출이 격감하고 공장가동 중단과 협력업체의 연쇄 도산으로 국민경제에 엄청난 충격파를 던져주고 있다.

구조조정 원칙에 대해 노사가 극적으로 합의하긴 했지만 세부 시행방안을 놓고 여전히 마찰을 빚고있어 대우차의 앞날은 극히 불투명하다.


2.현대자동차와 다임러크라이슬러간 전략적 제휴=현대자동차는 지난 6월26일 다임러크라이슬러와 포괄적인 전략적 제휴에 전격 합의했다.

양사는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자본참여를 포함해 월드카 공동개발,상용차 합작법인 설립 등에 합의했다.

이로써 현대자동차는 빅6가 주도하는 세계 자동차업계에서 생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으며 첨단기술 도입 및 판로확대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3.르노삼성자동차 공식 출범=르노가 삼성자동차를 인수하면서 지난 9월7일 르노삼성자동차라는 이름으로 공식 출범했다.

이로써 지난 94년에 자동차산업에 진출했던 삼성은 6년만에 간판을 내렸고 르노는 한국시장에 처음 진출한 외국업체로 등록됐다.

주력 차종인 SM5는 르노의 인수와 동시에 불티나게 팔려나가 과거 삼성차 관계자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4.기아자동차 법정관리 졸업=작년에 1천3백5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는 등 경영을 완전 정상화해 지난 2월 법정관리를 벗어났다.

98년4월 법정관리 개시이후 20개월만이고 현대로 인수된 이후로는 15개월만에 이뤄낸 성과였다.

카니발 카렌스등 법정관리 졸업에 1등 공신이었던 RV(레저차)의 판매호조는 올해도 이어져 연말 결산에서 3천억원 이상의 흑자를 기대하고 있다.


5.자동차생산 3백만대 돌파=올해 국내 메이커의 자동차 생산은 작년보다 9.4% 늘어난 3백1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들어 대우차 부도등으로 증가율이 둔화되기는 했지만 상반기까지는 폭발적인 증가세가 이어졌다.

특히 현대.기아자동차의 수출 확대가 두드러져 전체 자동차업계의 수출 규모는 1백7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6.삼성상용차 파산=11월24일 대구지법에 파선선고 신청서와 회사재산보전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삼성상용차의 파산은 부실기업 퇴출차원에서 정부및 채권단과의 교감속에 이뤄진 조치였지만 근로자및 공장 소재지인 대구지역 주민들의 극렬한 반발에 봉착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채가 자산을 1백18억원 가량 초과한데다 누적적자가 무려 4천5백억여원에 달해 파산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7.도요타 한국시장 진출 선언=지난 3월 한국법인을 설립,한국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내년초부터 진출할 차종은 고급 디비전인 렉서스 시리즈.최고급 모델인 LS430을 비롯해 GS300,IS200 등이 선보인다.

내년도 판매 목표는 일단 8백대.

일본업체의 국내 진출은 BMW 벤츠가 주도하고있는 국내 수입차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8.인터넷 판매 확산=인터넷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인터넷 딜러들이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났다.

한때 과당 경쟁의 양상을 띠기도 했지만 요즘 내부적으로 구조조정기를 거치고있다.

완성차업체로는 지난 5월 대우자동차가 사이버 쇼핑몰을 열면서 첫 테이프를 끊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10월부터 전국 대리점망을 인터넷으로 연결해 사이버 판매에 들어갔다.

한솔CSN도 오토스클럽을 통해 인터넷 판매를 시작했다.


9.디젤엔진 차량 본격판매=현대자동차는 기존 디젤엔진보다 연비가 우수하고 정숙성도 뛰어난 "초고압 직분사식 승용형 디젤엔진"을 개발,지난 11월부터 레저차인 싼타페와 트라제XG에 얹어 판매하고 있다.

현대는 이들 디젤차를 앞세워 국내에서 5만2천대를 팔고 서유럽시장의 수출도 늘려나가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 디젤 승용차 양산도 검토하고 있다.


10.유가인상=정부는 에너지 가격구조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기위해 휘발유 경유 LPG 가격을 오는 2006년까지 3단계로 인상키로 했다.

1단계 인상이 완료되는 2002년 4월이 되면 휘발유대비 상대가격이 각각 47%와 26%수준인 경유와 LPG가격은 각각 60%와 47% 수준으로 높아진다.

올해는 또 세계 유가의 폭등으로 전반적인 가격이 오름세를 나타내면서 내수 경기에 상당한 타격을 입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