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공단(산업단지)이 "서울디지털산업단지"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사장 이효진.www.kicox.or.kr)은 14일 서울 구로동 키콕스벤처센터에서 이한동 국무총리, 신국환 산업자원부장관, 김덕규 국회의원 등을 비롯한 정.관계 인사, 업계 대표, 경제인, 근로자 등 모두 3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디지털산업단지 명명 선포식을 가졌다.

이번 행사를 기점으로 산단공은 구로공단이 과거의 굴뚝공단 이미지를 벗고 첨단 디지털 산업단지로 바뀌도록 적극 나선다.

또한 전국의 모든 산업단지가 전통 제조업과 IT산업을 접목.융합하는 집적시설이 되도록 전력을 다하고 이를 위해 지역별로 특화된 산업단지 구조고도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 구로공단이 걸어온 길 =구로공단은 의류.봉제 등 수출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지난 64년부터 73년까지 1단지 14만평, 2단지 12만평, 3단지 34만평 등 총 60만평 규모로 조성된 국내 제1호이자 서울에 있는 유일한 국가산업단지다.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제조업의 메카로 70∼80년대 수출한국의 프런티어 역할을 했다.

87년에는 근로자 7만5천여명에 전국 제조업 수출의 10%를 차지, 당시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그러나 80년대 후반부터 국내 산업의 중심이 노동집약에서 자본과 기술집약적인 중화학 및 첨단 산업으로 이동하면서 경쟁력을 잃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97년까지만 해도 첨단 업종의 업체가 78개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3백50개사에 달해 53%의 첨단화율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6백75개 기업이 입주해 있는 구로공단의 가동업체 6백29개사 가운데 전기전자업종은 2백2개사(32%), 기계 1백43개사(23%), 목재.종이 95개사(16%), 섬유.의복 87개사(14%) 등으로 전기전자와 기계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벤처기업도 1백30개사가 입주해 있다.

◆ 바뀌고 있는 구로공단 =산단공이 건립한 국내 벤처집적시설 제1호인 키콕스벤처센터가 들어서면서 변화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기존의 동일테크노타운과 대륭 및 에이스테크노타워 등 4개의 아파트형공장 외에 코오롱 SK 등 민간기업이 아파트형 테크노빌딩을 10여 곳에 건설하고 있다.

또 LG정보통신 LG텔레콤 등의 연구소와 서울대학교 산업기술시험원 산업디자인포장개발원 산업기술평가원 등이 지역의 터줏대감으로 자리잡고 있어 산.학.연 협동연구 체제도 만들어지고 있다.

지하철 2호선 구로공단역, 7호선 남구로역을 비롯해 시흥대로 서부간선도로 남부순환도로로 연결되는 편리한 교통망을 갖춰 인천 미디어밸리와 양재포이동 벤처밸리 등과의 교류도 용이하다.

정부의 각종 지원도 주어진다.

△산업기반기금과 산업기술개발자금 지원 △산업기능요원 배정 △취득세 재산세 종합토지세 등 세제감면 △디지털 인프라 이용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산단공에서 운영하고 있는 산업입지센터와 공장설립대행센터는 물론 키콕스벤처센터에 입주해 있는 특허 법률 회계 경영컨설팅 등 종합지원기능도 활용할 수 있다.

◆ 서울디지털산업단지의 탄생 =구로공단의 디지털화는 오는 2006년에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성공적으로 작업이 끝나면 서울디지털산업단지는 첨단 업종이 현재 53%에서 80% 수준으로, 부가가치율은 현재 15%에서 35%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현재 1백30개 벤처기업이 1천2백여개로 늘어나는 등 전체 입주업체 수가 2천여개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이효진 이사장은 "서울디지털산업단지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제조벤처밸리로 소프트벤처 중심의 테헤란밸리와 쌍두마차를 형성해 한국경제에 또 한번의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는 요람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02)6300-5113∼5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