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은행이 한국의 소매금융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

주역은 씨티은행과 HSBC(홍콩상하이은행)다.

이들은 올들어 신상품을 연이어 출시하고 인터넷뱅킹 도입,지점수 확대 등 영업망을 확대하며 개인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부유층 고액 예금자들을 대상으로 해온 영업표적도 최근엔 중산층은 물론 저소득층으로도 확대하는 추세다.

고객들에게 재무컨설팅,세무상담,무료 대여금고 운영 등 부대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한국 소매금융시장 진출 2년째인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지난 12일 서울 서초지점을 열었다.

올 8월 분당지점을 오픈한지 4개월만에 또다시 지점을 낸 것이다.

이로써 HSBC는 서울에 4곳,부산에 1곳 등 모두 5개의 지점을 갖게 됐다.

내년상반기까지 2~3개의 지점을 추가로 열겠다는 구상이다.

씨티은행도 지난 9월 분당지점을 열어 현재 모두 12개 지점을 갖고 있는 상태다.

분당지점의 경우 씨티은행과 HSBC의 지점이 마주보고 있어 국내 은행들과 소매금융을 놓고 한판 대결을 벌여보겠다는 기세다.

씨티은행은 콜센터도 대폭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 은행의 콜센터 직원은 지난 99년 33명에서 현재 68명 수준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콜센터 직원을 계속 충원,내년에는 1백여명으로 늘일 계획이다.

콜센터 회선도 현재 48개에서 내년에는 1백20여개로 증설한다.

영업 대상 고객을 확장하겠다는 의도다.

씨티은행은 인터넷뱅킹서비스도 시작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외국계은행들은 올해 주택담보대출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HSBC는 지난 4월초부터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고객들에게 근저당 설정비와 인지대 등 부대비용을 전액 면제해 주는 파격적인 영업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금리도 연 8.5%를 적용해 국내 은행들에 비해 1%포인트 정도 낮게 적용했다.

고객에게 종합재산보험에 무료로 들어 주기도 했다.

이같은 공격적인 영업의 결과 5천억원 이상의 대출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상태다.

씨티은행도 주택담보대출의 이율을 연 8.5%까지 내려 HSBC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

HSBC와 씨티은행은 내년 종합과세시행을 앞두고 분리과세.비과세 금융상품도 선보였다.

씨티은행은 비과세 상품인 비과세수익증권을 7월부터 판매하고 있다.

HSBC도 같은달부터 분리과세형 상품인 "금관정기예금"의 판매에 들어갔다.

씨티은행은 최근 생계형비과세저축도 판매하기 시작했다.

생계형저축은 65세이상노인 생활보호대상자 장애인 등이 2천만원 한도에서 가입하는 상품이다.

주로 고액재산가 등 VIP고객을 상대로 영업을 해오던 씨티은행의 영업전략이 저소득층에도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편 씨티은행은 외국계 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국내 중소기업 금융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 4월 서울지점내에 중소기업금융본부를 정식 출범시키고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씨티비즈니스" 업무를 시작했다.

아시아에선 대만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에 이어 6번째로 도입됐다.

씨티은행은 일단 서울과 경기 지역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5년내에 2천~3천여개의 중소기업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예금 대출 국내외송금 현금관리 수출입 외국환 등의 일반적인 업무뿐 아니라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거래상대방에 대한 신용조회나 바이어알선 등의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