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컨소시엄은 한국중공업의 주가가 액면가(5천원)를 훨씬 밑돌고 있는 상황에서 주당 인수가를 현 주가(3천8백원선)보다 두배 이상 제시하는 과감한 전략을 구사해 최종 승자가 됐다.

입찰에 참가한 두산컨소시엄과 스페코컨소시엄은 당초 2천6백억원 가량의 인수가격(주당 6천8백∼6천9백원선)이면 낙찰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두산측이 막판에 응찰가를 4백억원 가량 높여쓴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두 컨소시엄이 제시한 인수가를 밝히긴 어렵지만 최종 가격에서 적어도 몇백억원의 차이가 났다"며 "정부가 이미 두 컨소시엄의 재무 현황과 자금조달 계획 등을 종합 평가해 모두 인수 적격업체로 판정한 만큼 두산이 막판에 응찰가를 최대한 높여 차별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두산컨소시엄이 한중을 인수하게 됨에 따라 공기업 민영화에 대한 큰 부담을 덜게 됐다며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자칫 두 컨소시엄이 예정가를 밑도는 인수가를 제시해 유찰됐을 경우 한중 민영화가 그만큼 지연될 수밖에 없고 재입찰을 진행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홍기두 산자부 자본재산업총괄과장은 "두산은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체득한 경영구조 개선 노하우가 있을 뿐 아니라 이미 기계산업을 경영해본 경험이 있어 한중을 무난히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