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감사를 앞둔 12월 결산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부실 감사로 중징계 및 소송사태를 경험한 회계법인들이 분칠된 기업 재무제표에 대해 원칙대로 감사를 실시, 무더기 ''퇴짜 판정''을 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기업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고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는 등 ''회계감사 대란''도 우려된다.

상장사협의회는 11일 "연말결산 상장 5백72개사가 낸 2000년 반기 재무제표에 대해 각 회계법인이 붙인 검토의견을 분석해본 결과 사실상 ''부적정''이나 ''의견거절'' 판정을 받은 기업은 20개로 나타났다"며 "이는 지난해 조사때(2개)보다 10배나 늘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의견거절이나 부적정이란 감사의견은 해당기업 재무제표에 중대한 결함이 있다는 판정이다.

어윤대 고려대 교수는 "연말 결산에 대한 외부감사에서 의견거절이나 부적정이란 감사의견을 받는 상장사가 전체의 10%에 달할 것"이라며 "내년 3월 주총시즌에 큰 혼란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일섭 한국회계연구원장은 "대우그룹 부실회계 처리로 촉발된 공인회계사 대량 징계처분과 잇따른 소송 봇물은 기업회계 관행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외부감사에서 한정 의견만 받아도 주가가 하락하고 자금조달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의견거절이나 부적정 판정을 받을 경우 시장에서 ''불투명한 기업''으로 낙인 찍혀 퇴출 위기에 처한다.

주인기 연세대 교수는 "국내 기업들이 한 번은 거쳐야만 하는 시련"이라며 "기업이나 회계법인 모두 회계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