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에서 새로운 마케팅전략이 뜨고 있다.

자선단체등이 추진하는 좋은 일과 연계한 이른바 "선행마케팅"이다.

이 전략은 물건을 살때 일부를 깍아주는 할인쿠폰,물건을 산뒤 일정 금액을 되돌려주는 리베이트등과 함께 황금연휴를 공략하는 핵심전략으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 10일 뉴욕 맨해튼 메디슨애버뉴 중심가의 20개 블록에는 수만명의 쇼핑객들이 몰려들었다.

물건을 사면 20%의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상점들은 사전에 수익금의 20%를 불우 어린이를 지원하는 단체에 보내기로 약속했다.

이날 하루 매출은 1백75만달러 이상으로 추산된다.

상점마다 평소 매출의 3~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물건 하나당 수익마진은 줄어들지만 매출 증대로 이를 충분히 메울 수 있다는 계산이다.

선행 마케팅은 주로 특별카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자선단체와 상점이 계약을 맺고 자선단체에서 발행하는 장당 20~50달러짜리 카드를 산 사람에게 일정기간 20%내외의 할인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평소 비수기였던 추수감사절 이전 시즌에 이 전략을 도입했던 콜로라도 덴버의 폴로랄프로렐점은 할인혜택을 받기 위한 고객들이 몰려 50달러짜리 카드가 순식간에 동이 났다.

이 상점은 10만달러 이상의 자선금을 마련하면서 매출이 늘어나는 일석이조의 기쁨을 만끽했다.

선행 마케팅은 업주 입장에서는 판매신장과 함께 좋은 일을 한다는 만족감까지 얻을 수 있고 고객들은 같은 값이면 ''선행''을 하는 상점에서 물건을 산다는 자선의 마음을 갖게 하는 ''상생(相生)전략''이다.

일부 업주들은 행사기간중의 이익이 예상을 훨씬 웃돌아 별도의 자선기금을 내놓기도 한다.

이같은 선행 마케팅을 도입하는 업체가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보스턴 소재 마케팅 컨설팅회사인 콘의 설문조사 결과 미국인들의 61%가 올해 선물을 살 때 좋은 일을 하는 회사의 상품을 우선 고려하겠다고 응답했다.

지난 97년에는 이 비율이 52%였다.

또 선행 마케팅을 했던 상점들의 74%가 이런 행사에 참여한 결과 수익이 늘어났다고 대답했다.

"가격과 질이 비슷할 경우 상품을 차별화할 수 있는 방법중 하나가 선행 마케팅"(콘사의 앤 찬 사장)이기 때문이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