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적자금을 한꺼번에 주지 않고 단계적으로 분할투입키로 결정함에 따라 은행들이 연말결산을 맞추는데 비상이 걸렸다.

은행들은 연내에 모든 부실을 털어내지 못할 경우 각종 재무제표 개선이 어려워 내년에도 대외신인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공적자금 일괄 투입요구 =은행들은 연말까지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 10%를 달성하고 무수익여신비율도 6% 이내로 낮춰야 한다.

은행 관계자는 "공적자금을 분할해서 준다면 어떤 은행도 이같은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며 일괄투입의 필요성을 강변했다.

더욱 큰 문제는 공적자금 투입이 불충분해 연말 재무제표가 나빠질 경우 대외신인도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회계법인들의 감사결과가 나쁘게 나오면 공적자금 투입 효과가 없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내년 1.4분기내에 3억~5억달러어치의 해외주식예탁증서(DR) 발행을 계획하고 있는 서울은행은 이달 중순으로 예정됐던 해외로드쇼를 일단 연기하고 공적자금 일괄 투입을 금융감독위원회에 건의한 상태다.


◆ 정부의 입장 =정부는 공적자금 투입대상 은행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서는 분할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정건용 금감위 부위원장은 "은행들의 자구이행상황을 봐가며 공적자금을 단계적으로 투입하겠다"며 "모럴 해저드가 있는 은행에 대해서는 공적자금 투입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오는 29,30일께 1단계 공적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이같은 정부방침은 공적자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못한다고 국회에서 질타를 받은 경제부처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방책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