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시장은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세계화 규제완화 겸업화 등이 그 원동력으로 꼽힌다.

하지만 인터넷의 발전으로 금융기관에서 고객으로 교섭력(Bargaining power)이 이동한 것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증권사의 수수료 인하 경쟁과 은행권의 예대마진 축소 등 고객확보를 위한 금융기관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 좋은 예다.

이와같은 상황과 맞물려 고객 위주의 금융포털(Financial portal)을 지향하는 인터넷 사이트들이 봇물처럼 쏟아져나왔다.

최근 위기론 등으로 포털형 닷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에도 나름대로의 수익모델을 갖춘 금융포털은 선전하고 있다.

이들의 성장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반증이다.

그러면 금융포털의 일반적인 정의화 현재 상황은 어떨까.

<>금융포털이란=금융포털은 고객을 최우선시하는 시장환경이 무르익으면서 등장한 인터넷 기반의 금융서비스 제공 사이트를 뜻한다.

즉 고객과 인터넷상에서 대화하며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상품과 정보 관련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사이트다.

대부분의 경우 금융포털은 기존 금융기관이나 순수 온라인 기반의 업체 혹은 정보기술(IT)기반 업체들에 의해서 운영되고 있다.

<>금융포털의 발전과정=은행 지점의 창구 등 오프라인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던 시절엔 고객은 자신이 방문한 한 기관에서 제공하는 제한된 상품서비스와 정보만을 받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인터넷은 여러 금융기관의 상품과 정보를 쉽게 검색하고 비교할 수 있게 해줬다.

이런 인터넷의 빠른 확산은 창구를 통해 화폐를 주고 받는(give and take) 개념에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인터넷 휴대폰 등을 통한 클릭(Click)개념으로 금융산업의 개념을 바꿨다.

자사의 금융상품 거래(product focused)를 목적으로 한 시장에서 고객의 필요(needs)를 기반으로 한(customer focused)시장으로 변신한 것.

결국 이같은 인터넷의 발전과 고객중심의 시장환경에서 탄생한 것이 금융포털이다.

<>금융포털의 현황과 전망=최근 등장한 국내 금융포털들은 대부분 미국 등 선진 금융기관 포털의 전략을 모방하고 있다.

대부분 금융 인프라 등의 여건이 근본적으로 다른 국내 실정을 고려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많은 문제점도 안고 있다.

가령 개인정보 등의 누출로 일어나는 금융사고 등은 보안솔루션의 취약에서 오는 대표적인 문제다.

또한 기존 금융기관의 경우 구조조정의 여파로 금융포털을 제대로 준비할 수 있는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오프라인 기반이 없거나 약한 순수 온라인 금융포털 등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지만 제대로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아직 많지 않다.

실제 금융상품을 거래하는 금융기관이 아닌 순수 온라인 금융포털들은 광고외에는 수익을 올릴 모델을 찾기 힘든 실정이기 때문이다.

EBPP(인터넷빌링)나 PFM(개인금융관리) 등 기본적인 거래 기능을 갖추지 못하고 콘텐츠 서비스에만 주력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단순히 정보를 분석하고 가공해주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동안 고객확보를 위해 쏟아부은 거액의 마케팅 비용도 큰 부담이다.

상대적으로 IT기반의 금융포털은 성장 유리한 편이다.

딜로이트 리서치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한국 금융기관에 대한 만족도는 주요 10개국 가운데서 최하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편리하고 신속한 서비스의 부재와 관계가 깊다.

따라서 IT기반 금융포털들이 기술우위를 바탕으로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시장을 빠른 속도록 잠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