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이 지난 2일 "열린상호신용금고와 유사한 사건이 1~2개 더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데 대해 신용금고업계가 정부 당국자로서 신중치 못한 발언이라며 강한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가뜩이나 업계 분위기가 어수선한데 정부 당국자까지 나서 불난데 부채질 하는 꼴이라는 항변이다.

이 수석은 이날 김대중 대통령을 수행,강원도청 업무보고에 참석한 후 지역인사들과 가진 오찬에서 "최근 발생한 금고 사고와 유사한 사건이 있어 금융감독원이 조사중"이라며 "이런 사고가 앞으로도 1~2개 더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이 일부 언론에 보도되자 각 금고업체들이 발칵 뒤집혔다.

금감원 검사를 받고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언론사마다 전화를 걸어 "현재 금감원의 검사를 받고 있지만 불법대출이 있어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다른 금고 관계자도 "금감원에서 현재 검사를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우리와는 상관없는 얘기"라고 관련설을 부인했다.

금융감독원은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현재 금감원의 금고검사는 사고 금고를 확정하고 이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벌이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9개 금고에 대해 벌이고 있는 검사는 하반기 검사계획에 따른 것일 뿐 벤처기업 소유 금고사에 대한 특별검사 목적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대형 A금고의 고위관계자는 "정현준과 진승현 사건이후 금고업계에서는 단순한 루머만으로도 예금인출사태가 벌어지고 있어 살얼음 판을 걷고 있는 기분"이라며 "정부 관계자들이 업계에 미치는 파장을 생각해 무책임한 발언은 자제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고업체들은 최근 예금인출사태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에 나서 업체별로 2백억~1천억원 정도의 현금을 보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