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지경학적 이점을 새로운 경쟁력의 원천으로 삼는 "신무역전략"이 필요한 시기가 왔습니다"

김재철 한국무역협회장은 "제37회 무역의 날"을 맞아 가진 인터뷰에서 "80년대 후반 이후 국내 임금의 급상승과 개도국들의 추격,선진국과의 통상마찰로 수출에 의한 외화획득은 한계에 부딪쳤다"며 "한국은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경학적 이점을 활용해 동북아의 물류 관광 비즈니스 중심지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신무역전략의 요체는 "제도는 편하고 사람은 자유로우며 국민들이 살고 싶어하는 매력적인 대한민국을 건설"하는데 있다고 덧붙였다.

김회장은 어느때보다도 경제적 변수가 많았던 올해의 무역환경에 대해서 무역업계의 대표로서 느끼는 감회를 솔직히 털어놨다.

"금년초만 해도 무역수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난 10월말까지 수출은 1천4백26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5% 늘어났습니다. 무역수지 흑자도 95억달러에 달해 정부가 애초 목표로 했던 1백20억달러를 무난히 달성할 전망입니다."

그는 예상외의 수출 호조에 대해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IT(정보통신) 산업의 전세계적 호황으로 관련 제품의 수출이 급등세를 보였고 유가상승으로 인한 유류제품과석유화학제품의 수출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회장은 상위 5개품목이 전체 수출증가의 3분의 2를 주도할만큼 아직 국내 수출구조가 일부 산업에 편중된 것에 대해 우려했다.

"경공업 제품의 수출증가세가 둔화되는 것이 문제입니다. 총량적인 수출증가세에 만족해서는 안되며 경쟁력 강화와 기술개발에 더한층 노력해야 합니다"

김회장은 내년도 무역전망에 대해서는 "내년도 대외 무역환경은 올해에 비해 좋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한국의 수출을 주도했던 품목들의 수출증가율이 내년에는 크게 둔화돼 무역수지 흑자는 1백억달러 내외로 금년에 비해 상당히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내년도 미국경기의 둔화에 의한 세계경제성장률과 교역량의 축소,고유가,반도체 가격,불확실한 환율을 수출둔화가 예상되는 요인으로 꼽았다.

김회장은 또 "유로화,일본엔,동남아 경쟁국 통화의 약세 지속으로 수출경쟁력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며 "주요 업종에서의 통상마찰과 수입규제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돼 업계 차원의 대책을 강구중"이라고 덧붙였다.

김회장은 21세기 무역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 추진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을 피력했다.

특히 정보화.사이버 무역의 확대에 대해 "사이버 무역은 21세기에 주도적인 무역형태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무역협회는 무역의 흐름을 편리하고 신속하게 만드는 사이버 무역의 활성화를 위해 다각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버무역의 확대에 대응해 국내 유일의 종합무역정보사이트인 KOTIS를 회원사 수요에 맞게 전면 개편하고 모든 정보를 무역절차별로 데이터베이스화,인터넷 시대에 적합한 웹방식으로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또 최근 사이버 트레이드 캠퍼스를 개설,회원사를 대상으로 원격교육도 실시하고 있으며 이를 확대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내년 2월중에는 물류.외환.금융 등 무역관련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전시하는 "Trade Service Show"를 개최,무역 실무자들이 각자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ASEM 컨벤션센터 시설을 이용해 세계적인 규모의 전문전시회를 개발.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