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29일 발표한 "10월중 산업활동 동향"은 경기가 본격적인 하강국면에 진입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걱정을 불러 일으킨다.

생산 출하 소비관련 지표가 일제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아직 본격적인 경기하강 국면에 들어간 것이 아니라 조정과정을 밟고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경기는 이미 하강국면에 진입했으며 이제 "경착륙"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 경기 급락하나 =재정경제부는 일반적으로 경기순환을 완결하는 데는 5∼6년이 걸리며 이중 상승기는 3∼4년에 이르는 만큼 98년 8월을 경기저점으로 본다면 정점은 아무리 빨라도 내년 하반기에나 찾아올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미 경기의 정점을 지나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조홍래 이사는 "이번 순환기의 경기 정점은 올해 3.4분기에 이미 도달했다"며 "통계청의 조사결과는 이를 확인시켜 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경기의 경착륙에 대비해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 대책은 =정부는 경기보다 훨씬 빨리 얼어붙고 있는 소비.투자심리를 걱정하고 있다.

정부는 위축된 심리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내년도 예산을 상반기에 집중하는 등 부분적 경기활성화 조치도 생각하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구조조정을 철저히 마무리해 대내외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다양한 활성화 조치를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홍래 이사는 경기경착륙을 막기 위해서는 앞으로 6개월간 재정지출을 늘려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고 소비심리를 살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내년 봄까지 증시를 띄우지 않으면 소비심리와 체감경기 침체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경제연구소 윤종언 이사는 "경제전체에 공급되는 유동성의 총량은 부족하지 않지만 일부에 몰리는 것이 문제"라며 "금융구조조정을 철저히 추진해 자금시장의 양극화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론을 너무 의식하지 말고 원칙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할 것"을 권고했다.

윤기동 기자 yoonk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