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자금이 생존 열쇠다''

국내 자금시장 경색이 장기화되면서 인터넷 벤처기업들의 외자 유치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해외 펀드들도 국내 주가가 바닥권을 헤매고 있는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판단,적극적인 국내 벤처투자에 나서고 있다.

29일 정보통신부와 인터넷기업협회에 따르면 올 3·4분까지 인터넷 벤처기업이 끌어들인 외자 규모는 6억1천6백만달러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닷컴기업의 위기상황 이전인 지난해 같은 기간(1억4천6백만달러)에 비해 4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또 외자 유치에 성공한 인터넷 기업수도 지난해 3·4분기 1백15개에서 올해 3배가 넘는 3백64개로 늘어났다.

이같은 인터넷 분야의 주도로 전체 정보통신(IT) 외자유치 규모는 지난해(7억달러)의 3배인 22억8천7백만달러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터넷업체들의 외자유치 급증은 국내 벤처자금이 바닥나면서 국내에서는 돈을 대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KTB 무한기술투자등 대형 창투사들은 대규모 투자를 사실상 동결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소 벤처캐피털은 투자할 돈이 없어 심사역까지 줄이고 있다고 창투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에따라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1천2백만달러를 유치한 e웹21을 비롯 데이콤사이버패스 홍익인터넷등 상당수가 국내 금융기관을 배제한 채 해외시장에 바로 나가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고 인터넷 벤처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또 국내 벤처업체들이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전세계 투자망을 갖고 있는 다국적 펀드의 투자를 받으려는 것도 외자유치 규모가 늘어난 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가치에 비해 주가가 크게 떨어진 국내 벤처기업을 겨냥한 해외 펀드들도 줄을 잇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HP등 3사는 인터넷 벤처투자 프로그램을 결성,1차로 2천만달러를 내년부터 투자키로 했다.

김광현·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