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너도 나도 "바꿔야 산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우물만 계속 파는 전문성 추구 전략으로 승부를 거는 기업이 있다.

한국데이타비지네스(대표 한명유)가 그런 업체다.

이 회사는 지난81년 한국 최초의 신용카드 제조기 회사로 출발했다.

이때부터 마그네틱 스트라이프(MS)카드 제조기를 은행과 카드회사 등에 공급했다.

MS카드는 흔히 사용하고 있는 신용카드를 말한다.

그런데 이런 신용카드는 최근들어 데이터를 충분히 입력시키는데 한계를 맞게 됐다.

이를 개선키 위해 개발된 것이 카드 내부에 IC칩이 들어있는 스마트카드. 한국데이타비지네스는 스마트카드 분야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지난94년 11월당시 동남은행에 전자지갑 IC카드 자동발급 시스템을 공급했다.

덕분에 이 회사의 국내 카드발급시스템 시장 점유율은 40%선에 이른다.

한명유 사장은 "이처럼 높은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건 카드발급시스템 분야에 대한 기술개발 투자를 계속해온 결과"라고 밝힌다.

그러나 최근들어 비접촉식(RF)카드가 등장하면서 카드발급 시스템 시장은 다시 한번 치열한 경쟁에 휩싸이게 됐다.

여러 사업자들이 이 분야에서 사업규모를 넓히기에 바쁘다.

이 회사는 이 분야의 경쟁을 극복하기 위해 RF카드 시장에서 다른 기업과 경쟁을 벌이기 보다는 한단계를 뛰어넘어 IC카드와 RF카드를 통합한 "고성능 토탈카드"를 발급하는 시스템을 개발키로 했다.

본사 연구소는 현재 관련 솔루션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이 솔루션은 늦어도 내년초에는 상품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가 내놓을 통합카드 발급시스템의 이름은 "KDB 솔루션"이다.

앞으로 KDB 솔루션은 여러 부문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고성능토탈 카드가 나오면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요금을 내기 위해 카드를 내지 않아도 통과할 수 있다.

카드에 안테나가 들어있어 감지기에서 발사한 주파수를 2m 거리에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의 통행요금은 은행 계좌에서 자동적으로 빠져 나가게 된다.

이 회사와 거래하는 전문 카드회사는 비씨카드 국민카드 LG캐피털 외환카드 JCB등이다.

거의 모든 카드회사에 거래하고 있인 셈이다.

은행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신한 하나 한미 기업 주택 농협등 대부분 은행에 카드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KDB 솔루션이 공급되기 시작하면 이들 카드회사와 카드 회원들은 카드를 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러가지 카드를 발급해야하는 번거로움이 해결되기 때문이다.

한 사장은 카드분야에서 이같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건 "변신"보다는 "전문화"에 더 중점을 둬 온 것이 큰힘이 됐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수요자의 요구를 먼저 파악한 다음 시스템을 꾸준히 개선해나가지 않으면 전문성이야말로 "우물안 개구리"로 전락할 수 있다고 그는 지적한다.

볼트 하나를 만들더라도 자전거용을 만들다가,자동차용을 만들고,항공기용을 만드는 식의 전문 분야안에서 끊임없이 개발을 해나가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한 사장은 말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도 전문성을 추구하기 위해 카드분야와 암호분야의 기술개발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할 방침이다.

(02)525-1751

이치구 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