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태 < 대외경제정책硏 원장 >

세계경제가 다자체제인 WTO를 중심으로 통합되어 가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지역무역협정의 체결과 기존 지역무역협정의 확대 심화 추세가 강화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63년 6.4%에 불과하던 지역경제권과의 교역비중이 EU(유럽연합)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ASEAN(동남아국가연합) ERCOSUR 등의 지역무역협정 창설 이후 최근 50% 이상을 기록하여 대외교역의 절반 이상이 지역경제권에 의존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러한 지역주의의 확산에 따른 세계경제질서의 변화에서 고립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자유무역협정체결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자유무역협정의 궁극적인 목적은 역내국 상호간의 무역장벽 철폐를 통하여 역내 무역자유화를 실현함으로써 상호간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도모하고 후생을 극대화하는데 있다.

물론 이러한 긍정적 혜택과 함께 부정적 효과도 수반될 수 있다.

즉 협정 체결 이후 역외국에 부과하는 높은 관세로 인해 역외국의 비교우위상품 수입이 억제되어 역내국 소비자들의 후생이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자유무역협정을 통한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자유무역협정 체결시 상대국과 우리나라의 산업간의 상호보완성 여부에 대한 신중한 검토와 함께 국내 취약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우선적으로 시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견지에서 자유무역협정 추진방안으로 크게 세가지를 검토해 볼 수 있다.

첫째 거대경제권과의 추진, 둘째 동아시아 지역경제권 형성을 위한 동남아 국가들과의 자유무역협정의 추진, 셋째 주요 거점지역별 추진이 가능할 것이다.

우선 무역과 투자 효과의 극대화, 우리 경제 구조의 선진화 도모 및 거대 시장의 안정적 확보라는 차원에서 우리의 최대교역국인 미국 일본 및 중국과 같은 거대 경제권과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두번째 방안으로 정치.경제적 우방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경제 및 문화적으로 유사한 동남아 국가들과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는데 역내 개별국보다는 동아시아지역경제권의 형성을 위해 ASEAN과 추진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지역시장의 안정적인 확보라는 차원에서 향후 성장잠재력이 큰 지역별(남미 아프리카 등) 거점국가로서의 성격을 지닌 국가와의 추진도 검토해 볼 수 있다.

이러한 거점별 주요 대상국으로는 칠레(남미) 멕시코(북미) 뉴질랜드(오세아니아) 남아공(아프리카) 등이 있다.

최근처럼 세계경제가 지역경제블록으로 재편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런 세계경제질서에서 고립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가능한 조속한 시일 내에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