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쉬지 않고 달려온 미국경제라는 기관차가 갑자기 서 버리지는 않을까''

최근 미국에서는 증시침체와 기업들의 실적부진,무역적자 확대 등으로 미국경제가 소프트랜딩(연착륙)에 실패,경기가 급격히 후퇴하는 ''경착륙''을 맞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거시경제지표들은 그렇게 비관적이지 않다.

실업률은 여전히 30년 만에 최저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물가도 비교적 안정돼 있다.

소비심리가 다소 위축됐지만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사정은 다르다.

경착륙에 대한 우려를 가장 잘 반영하는 곳은 회사채시장.

''BBB''등급의 회사채 수익률은 평균 연 13.3%로 지난 98년 헤지펀드인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가 도산할 당시의 10.3%보다도 3%포인트나 높다.

아마존닷컴의 10년만기 회사채(CCC+등급) 수익률은 13.83%,제록스의 2년만기 회사채(BBB등급) 수익률은 9.12%까지 치솟았다.

은행들의 신규대출도 꽁꽁 얼어붙었다.

최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각 은행의 대출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44%의 은행이 11월들어 대출기준을 더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비율은 지난 91년 이후 최고치다.

급격한 주가하락도 금융시장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S&P500지수는 올들어 8.3%나 하락,지난 81년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지속적인 고유가와 미국대선 혼미 등도 미경제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 9월에는 무역적자가 급증,경제성장률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당초 2.7%로 추정된 3·4분기 성장률은 2%로 하향수정될 전망이다.

이는 상반기 5%대 성장률의 절반도 안되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

리먼브러더스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슬리퍼는 "경제전망이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나 금융시장이 부정적인 뉴스에 극단적으로 반응하는 게 문제"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김선태 기자 or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