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 부도 이후 협력업체간에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전반적으로 매출감소 자금악화 등을 겪고 있지만 대우차에 전적으로 납품하는 업체와 거래처를 다변화한 업체간에 극명한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대우차에만 납품한 업체들은 부도타격에 휘청거리고 있다.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1차협력업체 5백여개 중 1백76개가 대우차에만 납품했다.

대우차 의존도가 90%가 넘는 업체도 1백여개가 넘는다.

전체 업체의 절반가량이 대우차와 생사를 같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국델파이(대표 배길훈)는 올해 예상매출액 8천6백억원의 75%를 대우자동차 납품에서 올릴 정도로 대우차 비중이 크다.

법원의 재산보전 처분이 내려져 모든 채권 채무가 동결되면 2천8백92억원의 채권회수가 차질을 빚을 것으로 회사측은 예상하고 있다.

회사측 관계자는 "각종 자구안을 시행할 계획이지만 자체 노력만으로는 위기를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반면 납품처를 다변화한 업체들은 부도충격이 덜한 편이다.

동양기전(대표 엄기화) 관계자는 "지난 98년 전체 매출의 36%를 차지하던 대우차 비중을 지난해 34%, 올해 28%로 줄였다"고 말했다.

대우차 납품을 줄이면서 수출을 늘리고 유압기계와 산업기계 등 연관산업으로 생산품목을 다양화한 결과라는 것.

특히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 올 수출은 작년보다 30% 늘어난 2천5백만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대원강업(대표 허승호)도 채산성이 좋지않은 시트부문에서 철수하는 등 대우차 비중을 꾸준히 줄인 결과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대우차 의존도는 지난 98년 35%에서 올해 15%로 감소했다.

하지만 납품처 다변화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적지 않다.

자동차공업협회 고문수 상무는 "자동차부품은 신차개발과 밀접히 연결돼 있어 3년이상 준비해야 한다"며 "그동안 국내 부품업체들이 각종 해외규격 획득 등 나름대로 준비를 해왔지만 대처가 늦었다"고 지적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