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금리가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보다도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반면 은행들은 기존 금리수준을 고수하고 있어 앞으로 은행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전망이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시중자금이 안전성이 높은 국채 및 공채에 몰리면서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하락, 이날 연 7.05%에 거래됐다.

이는 현재 시중은행들의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인 연 7.5~7.8%보다 최고 0.75%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증시불황과 기업구조조정에 따라 주식투자 및 기업퇴출을 줄이고 있는 은행입장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국공채 추가 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국공채 가격은 높아지고 있어 향후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을 국공채에 집중하는 현상은 특히 우량은행일수록 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9월말 현재 신한과 국민은행의 은행자산 대비 국공채 투자비율은 각각 11.86%와 9.87%로 나타났다.

이는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한 조흥(6.87%)과 한빛은행(7.08%)의 국공채 투자비중을 웃도는 수준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대출을 제외하고 유가증권에 투자하고 있는 자산 13조원중 10조원을 국공채에 쏟아붓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국공채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투자할 만한 곳이 없다"며 "이들 채권의 금리가 계속 하락한다면 은행 수익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인데도 은행들은 2차구조조정을 앞두고 수신경쟁에 내몰리고 있어 다른 은행들의 움직임만 살피고 있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실세금리가 많이 떨어졌는데 금리 인하를 추진하는 데는 없다"며 "우량은행들이 금리를 내리기만 기다리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국금융연구원 김상환 연구위원은 "최근 국채시장에 매수세가 몰리는 것은 시중 자금이 집중되는 은행들이 안전한 국고채와 통안채만 사려고 하기 때문"이라며 "은행들이 국공채 투자에 몰두할수록 은행 고유의 대출기능과 회사채 시장이 위축되는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준현.유병연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