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념 재정경제부 장관을 팀장으로 한 국민의 정부 2기 경제팀이 14일로 출범 1백일을 맞는다.

진념 경제팀 1백일에 대한 평가는 "남아 있는 문제가 많지만 그래도 무난히 경제를 이끌고 있다"는 긍정적 시각과 함께 "시늉에 그친 개혁에 불과한데다 경기후퇴라는 큰 숙제도 해결해야 한다"는 비판성 지적이 혼재해 있다.

평가가 갈린 부문은 역시 구조조정이다.

진념 경제팀은 그동안 핵심 과제를 선정, 월별 일정까지 만들어 가면서 구조조정을 추진해 왔다.

예금부분보장제, 기업지배구조 추가개선안, 공적자금 추가조성, 동아건설 퇴출과 대우자동차 법정관리, 52개 부실기업 정리 등 굵직굵직한 현안을 처리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조동철 박사는 "부실기업 정리는 잘한 일"이라며 "경제팀이 올바로 구조조정 방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연구위원은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시장이 정부의 구조조정 계획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부실기업을 과감히 퇴출시킨 것은 정부가 강력한 구조조정 의지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비판도 적지 않다.

한양대 나성린(경제학) 교수는 "새 경제팀은 구조조정을 잘 하면 우리 경제가 연착륙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사실상 해놓은게 없다"며 "과감하고 신속하게 추진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인데 한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경제연구원 좌승희 원장도 "구조조정 이후 한국경제가 어떻게 생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청사진이 없다"며 "이제부터라도 구조조정 목적을 명확히 할 때"라고 말했다.

이헌재씨가 이끌던 전임 경제팀을 괴롭혔던 팀워크 부재와 관련해 새 경제팀은 비교적 무던하다는 평가를 듣는다.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 신국환 산업자원부 장관, 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 등 장관들의 개인적 성향으로 인한 마찰은 비교적 적다.

하지만 현대건설 출자전환 문제나 신도시 건설, 예금부분보장제 실시 방안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선 말을 바꾸거나 부처간 혼선이 적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새 경제팀에 대한 최종점수는 구조조정의 큰 줄거리가 마무리되는 연말쯤 매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현철 기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