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부도 이후 시중 자금이 떼일 염려가 없는 국채로만 몰리고 있다.

회사채는 시장에서 ''왕따''를 당해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나빠지는 등 자금흐름의 왜곡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10일 채권시장에서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17%포인트 하락, 연 7.10%에 거래됐다.

사흘새 0.56%포인트나 떨어진 기록적인 폭락세(채권가격 급등)다.

국고채 금리는 이날 한때 연 6.99%로 떨어지기도 했다.

채권딜러들은 "국채와 통안채 등은 웃돈을 얹어줘도 못사는 ''품귀현상''마저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중 부동자금이 국채시장에 몰리는 것은 부실기업 퇴출에도 불구하고 대우차 부도와 현대건설 유동성 위기 등으로 시장에서 불안감이 오히려 높아져 안전한 투자만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또 연말을 앞두고 실적경쟁을 벌이는 일부 금융기관들의 투기적 거래가 기승을 부리는 점도 국고채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

국채에 대한 열기가 높아갈수록 회사채 시장은 빈사상태에 몰리고 있다.

이날 18조원에 달하는 하루 채권거래 규모중 회사채 비중은 3.4%(6천1백억원)에 불과한 실정이었다.

기업 신용도에 따른 양극화 현상도 심화돼 AA-급 우량 회사채와 투자적격 최하위 등급인 BBB-급 회사채간 금리격차는 지난 9월말 2.20%포인트에서 3.44%포인트로 확대됐다.

한은 관계자는 "이런 장이 지속된다면 만기가 몰려오는 회사채를 소화할 방법이 없어 기업들의 자금난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