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 부도와 동아건설 퇴출, 현대건설의 경영위기가 한꺼번에 겹치면서 산업계 전반에 걸쳐 연쇄파장을 미치기 시작했다.

자동차와 건설은 거래업체 수가 여느 업종보다 많기 때문에 기계 철강 시멘트 타이어 등 연관업체들에 자금경색 등이 급속하게 번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ㆍ대우ㆍ동아 3사가 집계한 자재(부품)구매액만도 4조원에 육박하며 이중 상당한 금액이 변제 불능 상태이거나 불능 위기에 빠져 있다.

최종 부도를 낸 대우자동차의 경우 어음채무와 외상매입, 운송 미지급금 등 협력업체와 거래선에 대한 부채가 2조1천억원에 이르며 동아건설은 5백여개 협력업체들에 어음 2천9백14억원이 발행돼 있지만 지급이 중단된 상태다.

현대건설은 자재구매액이 올들어 8월말까지 1조1백64억원에 달하며 이중 상당 규모가 외상으로 돼있다.

업계에서는 현대가 법정관리 등으로 협력업체 채권이 동결될 경우 거래업체의 40% 이상인 4백여개사가 부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청산 방침을 굳힌 삼성상용차도 수천억원대의 미수금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여서 주로 대구지역 중심으로 이뤄져 있는 협력업체들의 줄지은 도산 등 지역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가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들 기업의 거래업체는 철강 시멘트 타이어 전자 통신 유리 등 수십개 업종에 걸쳐 있어 거의 전 산업이 ''퇴출''의 유탄을 맞을 형국이다.

철강의 경우 포항제철이 대우자동차에서 냉연강판 외상 공급분 4백62억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을 비롯 동부제강 등 조강업체들이 동아건설에 납품한 뒤 결제받지 못한 철근 금액이 1백3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레미콘업계의 경우 수도권에서만 미수금 규모가 7백억원을 넘으며,타이어는 금호ㆍ한국 양사가 1백억∼1백40억원씩의 외상매출을 회수하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학영.조일훈.백광엽 기자 ha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