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는 냉정했다.

8일 미국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부시가 사실상 당선됐다는 소식이 아니라 시스코시스템스의 재고증가였다.

시스코의 재고증가 소식으로 기술주들이 맥을 못 추고 주저앉았다.

나스닥의 폭락은 부시의 사실상 당선이란 호재로 상승세를 보이던 다우지수마저 마이너스로 끌어내렸다.

부시가 영향을 미친 것은 제약 석유화학 등 이른바 직계 ''부시 주식''들 뿐이었다.

부시의 당선이 미국경기의 경착륙을 막아줄 것이란 기대에서 달러화와 채권가격도 강세를 보였다.

이날 나스닥지수는 세계 최대 인터넷 네트워크 장비제조업체인 시스코의 2000회계연도 재고가 전년도보다 3백35%나 증가했다는 소식으로 1백84.09포인트(5.4%) 떨어진 3,231.70을 기록했다.

시스코의 재고증가 등 통신장비의 소비가 줄어들고 있어 칩메이커 등 관련업체의 수익 악화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