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 구조조정안에 대한 막판 진통이 거듭되고 있다.

채권단이 노사 합의안을 수용,가까스로 법정관리를 면하더라도 대우의 구조조정과 GM에 대한 매각까지는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노조가 구체적인 구조조정 방안에 동의한 것이 아니라 총괄적인 원칙에 동의한 것이어서 구체적인 실무협상 과정에서 노조원들의 반발에 부딪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또 GM과의 협상도 노조원들의 반발 강도에 따라 진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구조조정 잘 될까=대우자동차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구조조정 계획가운데 핵심쟁점은 역시 인력 감축과 임금삭감이다.

노조가 구조조정에 대한 대강의 원칙에는 동의했지만 세부적 구조조정 계획은 앞으로 제3의 기관에 맡겨 결정키로 했기 때문에 이를 둘러싼 노사의 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집행부와 달리 당장 목줄이 걸린 노조원들이 인력삭감에 어느정도 찬성해 줄지도 미지수다.

또 원가절감을 위한 임금삭감과 사업장을 돌아가면서 근무하는 로테이션 등도 현재 체불임금이 1천억을 넘는 상황에서 노조가 순순히 받아들일수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실책은 경영진이 저지르고 고통은 근로자들이 전담한다는 노조원들의 회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구조조정의 실현 가능성을 희박하게 하고 있다.

또하나 문제는 해외사업장 구조조정이다.

현지 정부가 강력히 반발하면서 통상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어 대우가 원하는대로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이렇게 되면 해외판매가 점차 줄어들어 수출에 매출의 70%를 의존하는 대우차의 수익구조 악화로 귀결될 게 뻔하다.

이밖에 연구개발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여서 GM에 대한 매각이 불발될 경우 신제품 출시가 불가능해 자동차 메이커로서의 생존 자체도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GM과의 협상=GM이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던 노조의 구조조정 동의서가 확보되면 채권단은 즉각 협상을 개시할 예정이만 지금으로선 불투명하다.

GM이 완벽한 노조원들의 동의를 요구할 경우 당초 예정됐던 이번주말이나 내주초 협상개시는 불투명해지기 때문이다.

노조 문제가 해결돼 협상테이블에 앉더라도 매각까지는 첩첩산중이다.

우선 인수범위와 관련 GM은 상당수 해외법인과 일부 국내 법인을 제외하겠다는 의향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사업장을 일괄매각하겠다는 채권단의 의지와 부딪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협상 초기부터 난항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이후 정밀실사도 마찬가지다.

GM은 이 과정에서 지금까지 나타나지 않았던 대우의 또다른 문제점을 캐내 가격 내리기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헐값매각 국부유출 논란이 재발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이 상황에서 채권단이 어느정도를 받아낼수 있을 지가 변수다.

정밀실사 후 가격협상 과정을 감안하면 연내 매각은 불가능하고 내년초 매각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GM이 일부사업장을 인수대상에서 제외할 경우 나머지 법인에 대한 처리도 문제로 남는다.

매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이는 상당수 해외사업장과 쌍용자동차,대우캐피탈 등의 처리에 대해서는 채권단이 아직 구상도 하지 못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후유증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