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수 < 한국기술투자 팀장 >

20세기 산업을 이끌어온 주역 가운데 하나로 반도체를 꼽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반도체는 정보산업을 이끌어온 원동력이다.

최근에는 정보산업의 급속한 발전으로 디스플레이 부문이 21세기를 선도할 제2의 반도체로 각광받고 있다.

반도체가 사람의 두뇌에 비유된다면 디스플레이는 얼굴에 해당된다.

디스플레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CRT는 1897년 칼 브라운에 의해 최초로 발명된 이래 지금까지 디스플레이 기기의 대명사로 군림해왔다.

그러나 디스플레이의 휴대화 저소비전력화 경량화 평면화가 요구되면서 평판 디스플레이가 주목받고 있다.

이에따라 CRT의 시장규모는 점차 줄어드는 대신 LCD를 비롯한 평판 디스플레이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평판 디스플레이를 대표하고 있는 LCD는 1968년 헤일마이어에 의해 처음으로 액정표시장치가 개발된 이래 30여년동안 기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오는 2005년에는 LCD가 CRT 시장규모를 능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LCD는 화면이 커질수록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LCD의 대형화를 위한 개발을 진행중이고 CRT보다 가격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소재와 부품의 수를 줄이고 수율을 향상시키는 연구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한편 공정상의 한계로 대형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LCD를 대신할 수 있는 제품으로는 1966년 미국 일리노이 대학에서 개발된 PDP가 있다.

벽걸이 TV에 주로 응용되고 있는 PDP는 CRT에 비해 가격이 월등히 높아 상업화가 쉽지 않다.

또 아직 상용화는 이뤄지지 않았으나 최근 시장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평판 디스플레이로는 유기EL이 있다.

PDP에 비해 재료비 부담이 낮고 대화면 구현에 어려움이 없는 디스플레이로 알려져 있지만 수명이 짧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동통신 단말기는 교체 기간이 다른 어떤 제품보다도 짧고 앞으로는 IMT-2000 등에서 무선 동영상 통신이 가능하므로 동영상 구현이 자유로운 유기EL은 시장성이 높다.

장기적으로 볼 때 IMT-2000 단말기에 유기EL이 주로 응용될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한 조사결과를 보면 2005년까지의 디스플레이별 연평균 시장 성장률은 유기EL이 1백70.1%로 가장 높고 PDP 71.3%,LCD 18.2%로 나타나고 있다.

한편 많은 업체들이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FED(Field Emittion Display)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디스플레이 제품의 문제점들을 보완할 수 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제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FED는 하나의 전자총에 의해 영상을 표시하는 CRT와 달리 수많은 전자총으로부터 방출된 전자가 형광물질을 자극해 필요한 화면을 나타낸다.

FED는 브라운관과 평판 디스플레이의 장점을 두루 갖춘 우수한 디스플레이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상용화 단계에 이르기까지는 구동 IC,짧은 수명 등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현재 국내 업체의 기술 수준은 LCD의 경우 국산화율이 45%에 머물러 있어 아직도 핵심기술의 해외 의존도가 높다.

평판 디스플레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정부와 생산업체는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국산화율을 2005년까지 약 70% 수준으로 높이기 위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또 정부차원에서 디스플레이 핵심기술의 확보와 이 분야의 육성을 위해 관련 벤처기업 지원 정책을 적극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여러 벤처 기업에 대한 소규모 투자보다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특성상 소수의 기술력 있는 벤처기업을 발굴해 집중투자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벤처기업의 입장에서는 장치산업인 디스플레이 부문에 대규모 시설투자를 해서 양산시설을 직접 확보하는 것보다는 국내외의 기존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도 벤처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특정분야에 핵심역량을 집중하고 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해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gyoon@ktic.co.kr 한국기술투자 윤건수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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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약력=<>경북대 대학원 전자공학과(석사) <>미국 MIT Sloan School(MBA) <>1988년 LG종합기술원 입사(기술기획) <>LG텔레콤(부가서비스 개발) <>한국기술투자 정보통신부문 투자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