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 현대건설 자구안 마련을 놓고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6일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회장이 현대건설을 살리기 위해 현대전자 현대상선 현대종합상사 현대석유화학의 보유지분 등 8백27억원 상당의 상장및 비상장 계열사 보유 지분을 모두 매각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발표했다.

또 현대상선이 갖고 있는 5천5백억원 상당의 현대전자와 현대중공업 지분을 매각, 상당액을 현대건설에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현대상선측은 이에 대해 "그룹측의 일방적인 발표"라며 "주식매각계획을 검토한 적도 없으며 그럴 계획도 없다"고 전면 부인해 현대 자구안이 계획대로 시행될지는 미지수다.

정몽헌 회장의 주식매각계획도 규모와 시기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현대그룹 구조조정위원회가 뒤늦게 축소발표하는 등 그룹내부적으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정 회장이 보유주식 전량매각계획을 시사한 것은 정부와 채권은행단이 출자전환에 대한 동의서제출을 요구하고 있는데 대해 일단 거부의사를 밝히면서 현대건설 회생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구조조정위원회의 발표대로 현대상선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전자와 현대중공업 지분을 매각할 경우 오는 2002년 상반기까지 계열분리될 현대중공업에 이어 현대전자도 곧 계열분리될 전망이다.

구조조정위원회도 주식 매각이 이뤄지면 현대전자를 독립운영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한편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현대는 보다 실행 가능성이 높은 자구안을 내놓아야 시장이 납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