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제품은 저가 단순기능의 값싼 VCR와 TV,프린터뿐.상품이 독창적인 것도 아니고 브랜드파워는 신통찮다.

강력한 독자 판매망도 없다.

그러나 미국시장 점유율은 단연 1위.최근 5년간 수익은 상승일로를 달리고 영업이익률은 11%로 일본 가전메이커 중 최정상''

한국소비자들에게는 이름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일본 후나이(FUNAI)전기의 독특한 경영이 일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장사의 성패와 직결된 원가절감에서 어느 업체도 따를 수 없는 노하우를 무기로 남들이''한물갔다''고 포기한 상품을 갖고도 강한 회사가 됐다.

후나이는 미국시장에서 할인점 월마트의 2천5백여 점포를 통해 VCR 1백만대를 단 5시간 만에 팔아치운 기록을 갖고 있다.

값싸고 실용적인 상품에 길들여진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절대적 인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월마트의 VCR 판매가는 후나이제품(4헤드 하이파이)이 69달러99센트.

99달러99센트를 받는 도시바,마쓰시타 제품의 70% 수준이며 한국 삼성전자의 79달러99센트보다도 10% 이상 싸다.

후나이 경영의 요체는 6가지.

첫째 시장이 성숙기를 맞은 상품에 승부를 건다.

매년 모델을 바꾸면 된다.

둘째 시장점유율에서 톱3에 들어가지 못하는 상품은 3년 이내에 포기한다.

셋째 생산원가는 가장 판매경쟁이 치열한 미국시장 가격에서 역산해 산출한다.

넷째 제품은 신선식품과 마찬가지다.

출하되는 양에 맞춰 부품을 조달한다(무재고 방식으로 보관 등 불필요한 비용을 최대한 줄인다).

다섯째 1억엔의 손실보다 단돈 10엔의 감춰진 낭비가 더 나쁘다.

후나이 직원들은 출장갈 때도 업무 후나 휴일에 이동하는 것이 기본이다.

오사카 본사에서 도쿄 출장은 물론 당일코스다.

여섯째 중요한 정보는 아무리 돈이 들더라도 철저히 챙긴다.

후나이는 원가절감의 선구자라는 별명에 걸맞게 기술혁신에도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작년 한햇동안 등록한 특허·실용신안의 건수가 5백78건으로 전체 기술자(2백80명) 1인당 2건을 넘는다.

특허전략에 가장 열심이라는 캐논(기술자 6천여명)이 지난해 등록한 3천3백건과 비교할 때도 1인당 실적에서 훨씬 앞선다.

후나이의 99년 매출은 1천7백97억엔(약 1조9천억원),주가상승률은 2백85%에 달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