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중 생산 출하 소비 등 실물 경제지표가 일제히 나빠져 우리경제가 본격적인 하강국면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경기가 이미 정점을 지난 것으로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각종 지표들이 악화됨에 따라 경기의 재상승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 뚜렷한 경기 둔화세 =산업생산은 그동안 성장세를 주도해 왔던 반도체와 자동차가 주춤하면서 작년 9월보다 15.1% 증가(전월비는 4.3% 감소)하는데 그쳤다.

지난 상반기 20.7%와 지난해 평균 24.2%에 비해 급격한 둔화추세다.

출하에서도 경기둔화세가 완연했다.

내수출하 증가율은 14.1%에서 6.2%로 급감했다.

도소매판매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제조업가동률은 78.1%로 5개월만에 70%대로 떨어졌다.

투자도 침체됐다.

특히 향후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8월 0.1%포인트 상승에서 9월 0.6%포인트 하락으로 돌아서 경기의 재상승이 어렵지 않느냐는 예상을 낳고 있다.

◆ 경기 둔화 요인 =통계청은 추석연휴로 9월 조업일수가 8월보다 이틀 줄었고 올해는 추석으로 인한 특수가 8월에 일찍 찾아왔기 때문에 9월에는 생산이 일시적으로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또 작년 9월은 외환위기 회복과정에서 모든 지표가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에 올 9월의 전년동월비 증가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통계청은 이에 따라 10월부터는 지표가 다시 제자리를 찾을 것이며 성장속도는 둔화하겠지만 성장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국책.민간 연구기관에서는 이와 다른 진단을 내놓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한진희 연구위원은 "소비지표들을 보면 내수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내수가 줄면 자연히 생산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수가 감소하는 이유는 유가상승 등 교역조건과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 때문"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2단계 구조조정을 원칙적이고 착실히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전종규 책임연구원은 "금융시장의 문제가 계속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실물지표도 계속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기동 기자 yoonk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