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은 26일 호텔롯데에서 신동빈 부회장을 비롯 전계열사 대표이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롯데윤리강령''을 채택,선포식을 가졌다.

롯데는 이날 신동빈 부회장을 윤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6월 영업상 뇌물수수 금지 등을 담은 ''기업윤리 실천매뉴얼''을 발간한 이후 개별 기업이 윤리강령을 만들어 대외에 공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는 이 윤리강령에서 임직원들이 협력업체에 대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부당한 요구를 하거나 부정한 금품과 향응을 받지 않도록 했다.

고객에 대해서는 사전동의없이 고객의 정보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않으며 소액주주의 정당한 의견을 반영할 것을 다짐했다.

또 임직원은 지연 학연 성별 등에 관계없이 능력과 실적에 따라 공정한 대우를 받으며 서로 선물을 주고받거나 금전대차 연대보증 등의 행위 및 성희롱 등을 못하게 했다.

이와함께 ''롯데는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규정도 넣어 눈길을 끌었다.

롯데측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반부패라운드 등에 적극 대응하고 정보화시대에 따른 임직원의 행동준칙을 정해 실천하자는 취지에서 신격호 회장의 직접 지시로 윤리강령을 제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롯데의 윤리강령 채택은 호텔파업 이후 조직기강을 바로 잡고 대외적인 이미지를 되살리기 위한 작업으로 풀이되지만 정·재계가 지난 25일 기업윤리강령 실천을 위한 윤리소위원회를 이사회내에 설치키로 합의한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다른 대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