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제성장이 올해보다 둔화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은행들이 대기업 여신축소 및 업종별 신용위험 분석에 착수했다.

이에따라 대기업들이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가 한층 어려워질 전망이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빛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에서 내년 경제성장률이 5%대로 올해 예상성장률 8.5%보다 크게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자 기업금융 전략을 보수적으로 수립하고 있다.

한빛은행은 지난 25일 관련업무회의를 열어 앞으로 대기업 여신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경기에 민감한 일부 업종에 대한 신용분석을 강화키로 했다.

한빛은행의 기업여신은 지난 24일 현재 29조4천6백26억원으로 이중 대기업여신이 8조4천86억원(28.5%)이다.

서삼영 한빛은행 상무는 "경기가 하향세에 접어든 만큼 기업대출도 만기가 1년이상이면 위험할 수 있다"며 "일반대출보다는 기업어음(CP) 인수 등 단기자금 위주로 자금을 운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흥은행도 다음달에 업무계획을 수립하면서 이같은 환경변화를 반영할 예정이다.

이 은행은 이미 업종별 신용위험분석을 통해 건설 주택 인쇄 등 일부 경기부진 업종에 대해 대출심사를 까다롭게 하고 있다.

김성중 외환은행 여신기획부장은 "상승세를 보이는 업종과 하락세를 보이는 업종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은행들에 더욱 중요해졌다"며 "일부 은행에서는 국공채 투자나 가계대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