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을 넘겨주더라도 해외자금을 끌어들인다''

''인력과 비용을 최대한 줄이고 현금을 확보한다''

''돈 안되는 자산은 물론 핵심사업에 도움이 안되면 무조건 판다''

기업들이 극한상황에 대비한 월동준비에 초비상이다.

연말까지 근근이 버티더라도 내년에는 앞날이 불투명해질수 있다는 분위기가 업계에 만연하면서 ''버티기작전''에 돌입하고 있다.

짓고 있는 사옥까지 파는가 하면 광고에서부터 복사용지비에 이르기까지 줄일수 있는 것은 모조리 절반으로 잘라버리는 ''마른수건 짜기''식 긴축경영에 나서고 있다.

◆ 외자유치 =현대사태와 반도체경기 하락의 최대 피해자인 현대전자가 선두에 섰다.

부채감축을 위해 그동안 협상이 보류됐던 인텔과 외자유치를 위한 협상을 재개하는 한편 해외 자산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도 해외 2,3개사와 브라운관 사업부문 매각협상을 벌이고 있다.

LG측은 사업부문별 외자유치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결론이 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LG는 해외 전략적 파트너로부터 뭉칫돈을 끌어들이는 대신 경영을 공동으로 하는 방식으로 외자유치협상을 벌이고 있다.

쌍용양회는 쌍용정보통신 지분을 외국사에 처분키로 하고 11월중 계약을 맺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또 세계 7위 시멘트 생산업체인 일본의 태평양시멘트로부터 3천7백억원을 유치하는 조건으로 경영권을 공유하기로 계약했다.

태평양은 계열 광고회사인 동방커뮤니케이션즈의 지분 50%를 경영권과 함께 세계 3위업체인 미국 BBOD에 매각하는 내용의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이 회사는 세계 광고업계 10위인 업체다.

◆ 생존을 위한 적과의 동침 =경쟁관계에 있는 회사와도 손을 잡는다.

LG전자와 일본 히타치는 최근 49대 51의 비율로 자본금 15억엔(약 1백60억원) 규모의 합작법인(히타치-LG 데이터 스토리지)을 오는 11월1일까지 설립키로 했다.

알짜 사업인 광저장장치 분야에서 세계 1위인 LG가 안정적인 판로 확보를 위해 지분구성에서 보듯 경쟁업체인 히타치에 상당몫을 ''양보''한 경우다.

SK케미칼과 삼양사는 화섬사업부문을 떼어내 오는 11월1일 통합법인 휴비스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생산설비 과잉에 따른 경영난을 분담하기 위한 화섬업체들의 고육지책이다.

◆ 자산.인력 슬림화 가속 =금호그룹은 서울 광화문에 짓고 있는 신사옥과 국내 공장중 한 곳을 해외에 매각키로 했다.

불황기에 대비한 현금 확보 차원이다.

금호는 또 인력감축과 관련, 총무 구매 등 관리부문을 아웃소싱할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자산과 유가증권을 대거 처분한 현대건설은 최근 부사장 6명을 포함, 이사대우급 이상 임원 63명을 퇴진시켰다.

대우자동차도 조직과 인력을 각각 30%씩 감축하는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대우차는 특히 GM과의 매각협상을 앞두고 국내외 일부공장 폐쇄나 생산라인 축소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기업들도 정부 당국의 퇴출심사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강도 구조조정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자산 분리매각을 통해 몸집 줄이기에 나서는가 하면 수익성이 없는 사업부문을 스스로 퇴출시키고 있다.

문희수.조일훈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