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인식 제품 시장은 이제 막 열리고 있습니다. 국내 업체들은 내수시장을 놓고 싸울게 아니라 해외로 나가야 할 때입니다"

자동인식 시스템 전문 벤처기업 브라콤(www.bracom.co.kr)의 김한수(43)사장은 "지문인식과 관련된 국내 기술은 이미 세계적 수준"이라며 "이같은 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제품을 기획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인하대 전산학과를 마치고 지난 95년부터 지문인식 분야에 뛰어든 김 사장은 국내에선 "1세대 지문인식 엔지니어"로 통한다.

98년 첫 제품인 지문인식 출입통제시스템 "BRC 1000"을 개발했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로 경제상황이 어려워지면서 활발한 생산을 할 수 없었다.

시제품을 만들어 놓고도 양산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노력의 결실을 맺지 못한 것. 힘든 상황속에서도 김 사장은 연구개발을 지속해 지난해말 두번째 지문인식 제품인 "핀 키(Fin Key)"와 "핀 넷(Fin Net)"을 개발했다.

이달말부터 이들 제품을 본격적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핀 키"는 50명의 지문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아파트용 도어록이다.

핵심 부품인 센서와 알고리즘에 대한 자체 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시장점유율을 높이는데 필요한 가격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연말까지 국내는 물론 독일 스웨덴 일본 등에도 수출할 계획이다.

"핀 넷"은 기업체 관공서 군부대 연구소 등에 설치해 출입 및 보안관리를 할 수 있는 출입통제시스템이다.

컴퓨터 1대로 최대 2백56개 출입구를 네트워크를 통해 동시에 관리할 수 있다.

김 사장은 "핀 넷에는 5만명의 지문정보를 담아 1초안에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알고리즘이 적용됐다"며 "지난달 미국 뉴욕전시회에서 해외업체들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알고리즘은 인터넷에서 개인인증수단으로 지문인식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브라콤은 최근 (주)대우 및 일본 테크노이미지아와 공동으로 별도법인을 설립,지문인식기술을 이용한 사이버 인증센터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도어록과 출입통제장치에만 한정됐던 지문인식의 응용분야를 인터넷으로까지 넓히기 위한 것. 노트북컴퓨터의 LAN 카드에 지문인식 시스템을 적용한 제품도 개발하고 연내에 양산할 계획이다.

지난 11일엔 육.해.공군본부에서 공동 주관한 계룡대 컴퓨터 전시회에 참여해 품질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산업은행과 국민기술금융에서 7억원을 투자받은 브라콤은 최근 투자자들로부터 10억원의 자금을 끌어들였다.

브라콤을 생체인식 분야에서 선두업체로 키우겠다는 김 사장은 "지문인식과 함께 음성인식기술을 접목시킨 제품을 내년부터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지문인식 업체들이 해외 업체들과 경쟁하고 불필요한 중복투자를 없애기 위해서는 조합 형태로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02)2602-5446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