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간 인수합병(M&A)은 직원들의 동의를 얻어 속전속결로 진행할 때 성공 가능성이 높다"

최기보 라호야인베스트먼트 대표는 한국경제신문사, 동원창업투자, 엔벤처기술투자, 인터베스트, 플래티넘기술투자, 현대기술투자 등이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최근 주최한 "제2회 벤처 파트너스 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벤처기업간 M&A 사례 연구 및 교훈"을 주제로 한 이날 행사에서 "9월말 기준 중기청에 등록한 벤처기업 수는 8천8백여개지만 코스닥 시장에 등록한 회사 가운데 벤처기업은 96개에 불과했다"며 "벤처가 코스닥에 등록할 확률이 1% 정도라는 것을 보더라도 M&A는 기업공개(IPO)보다 더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M&A는 기업 최후의 선택이 아니다"라며 "M&A를 기업 가치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포럼 내용을 소개한다.

<> 벤처 M&A의 특징 =벤처 기업의 경우 설비시설이나 부동산보다 기술력과 인적자원 등을 주요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는게 특징이다.

따라서 벤처기업이 M&A를 고려할 때는 직원들의 동의를 얻는게 매우 중요하다.

핵심 인력들이 반발해 회사를 나가버리면 기업 가치는 하루 아침에 휴지조각으로 변해 버리기 때문이다.

벤처업계에서 적대적 M&A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특히 벤처 M&A는 외환위기를 맞아 기업을 외국에 헐값에 팔아치우던 과거 구경제 체제하의 M&A와 달리 자금 조달, 비즈니스 파트너 확보 등 기업 가치를 높이고 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시키는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

<> 벤처 M&A 성공하려면 =기업을 파는 입장에선 회사가 가장 잘 나갈 때 M&A를 고려해 속전속결로 진행해야 한다.

M&A가 장기화되면 회사 경영은 뒷전으로 밀리고 M&A 자체가 사업 목표가 돼 버리는 우를 범할 수 있는 탓이다.

회사 내부에서 M&A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기 위해서는 CFO, CTO 등 임원들에 대한 배려를 충분히 해 상대적인 빈곤감을 최소화해야 한다.

회사의 주인인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

경영권과 종업원에 대한 권리 보호 의무 조항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인수자 입장에서는 피인수회사에 IPO 프리미엄이나 기업의 미래가치를 보장해 줄 수 있는 자금력 등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 기업을 인수할 때는 꼭 필요한 만큼의 현금만 이용하고 나머지는 주식교환방식을 최대한 활용하는게 바람직하다.

주식스와핑을 통해 피인수기업과 서로 피를 섞어야 파트너 컴퍼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문화 융합이나 인사.조직 관리 문제 등 "애프터 M&A"에 대해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철저한 보안 유지는 기본.

여기에 기업이 직접 M&A 거래에 뛰어들기보다 전문 M&A 브로커를 통하는 편이 성공확률이 높다.

<> M&A는 기업 가치를 극대화시키는 수단 =모든 자본의 이동은 M&A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흔히 말하는 기업 인수.합병은 물론 합작법인 설립이나 펀딩, 각종 업무 제휴 등도 넓게 보면 M&A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인터넷 시장은 더 이상 혼자 싸울 수 있는 곳이 아니다.

M&A는 많은 벤처기업들에 자금 압박의 위기를 해소시켜 주고, 거시적인 관점에선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공해 주는 수단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