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세계 자동차시장에는 크기는 작지만 실내공간이 종전보다 넓어져 중형차같은 편안함을 주는 소형차가 대거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폐막된 파리모터쇼에서는 유럽인들의 취향에 맞게 실용성과 기능성을 강조하면서도 고유가와 강화돼가는 환경규제에 대비한 "작지만 편안한 소형차"들이 주류를 이뤘다.

올해 마지막 메이저 모터쇼인 점을 감안한 때문인지 43개 완성차업체들은 컨셉트카보다는 대부분 내년 출시를 앞둔 소형및 준중형 양산모델들을 내놓았다.

양산차들은 소형과 준중형 모두 디자인과 성능을 대형 세단 못지않게 고급화했다.

앞뒤 바퀴와 범퍼 사이의 간격을 최대한 좁히고 차의 천정을 높여 소형차지만 실내공간은 중형차 이상으로 확보하려는 시도도 뚜렷했다.


<>고급화된 소형차=다임러크라이슬러의 벤츠 디비젼이 내년 봄 시판할 "스포츠 쿠페"는 젊은층을 겨냥한 소형 스포츠카로 주목을 받았다.

4기통,2.3l,1백85마력의 엔진이 탑재됐다.

C클라스 세단을 기본으로 해서 개발됐지만 길이가 18cm 정도 짧아 훨씬 경쾌하면서 젊고 날렵한 느낌을 준다.

BMW는 "3시리즈 컴팩트(A4)"를 내놓았다.

고급화된 디자인과 성능을 갖춘 이 차는 상위모델인 "A6"와 "스포츠쿠페II"의 디자인을 딴 일종의 틈새모델이다.

로버는 명차 미니의 모델을 완전히 바꾼 "미니 쿠퍼"를 선보였다.

기존 디자인에 다이나믹한 스타일을 접목시킨 이 차는 우아함과 세련된 이미지로 시선을 모았다.

1.6l 4기통 16밸브 엔진을 탑재했다.

도요타는 중형급 실내공간을 확보한 소형차 카롤라 신모델을 내놓았다.

혼다는 시빅,GM그룹에 편입된 오펠은 "3세대 코르사",미쓰비시는 "랜서"를 각각 출품해 내년 소형차시장의 열전을 예고했다.

<>준중형차 신차 경쟁도 치열=르노는 베스트셀링카인 "라구아나"에 최고급 세단용 사양을 적용한 후속모델 "라구아나 II"로 유럽과 아시아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기존 라구아나에 비해 스타일에서부터 안전성과 주행성까지 크게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르노는 닛산과 공동개발한 초저배기스 준중형세단 "블루버드 실피"도 공개했다.

포드는 "뉴 몬데오"와 "S60(볼보)"으로 맞불을 놓을 태세다.

차세대 중형 월드카인 뉴 몬데오는 유럽형 디자인이 가미돼 차체가 커지고 외향이 고급스러워졌다.

S60은 중형급 시장의 강자인 BMW 3시리즈에 대응한 전략차종으로 중형급 S70과 소형급 S40 사이에 위치한 준중형차다.

곡선을 살린 스포티한 스타일이 돋보이며 5점식 안전벨트,머리보호장비 등 고급 안전장비가 들어가있다.

폴크스바겐은 "뉴 파사트"에 자존심을 걸고 있다.

같은 프랑스업체인 시트로엥의 준중형 신차 C5는 연료소모를 크게 낮췄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도로사정으로 일시정지할 때 모든 엔진이 모두 정지되고 다시 가속페달을 밟으면 엔진이 다시 작동되는 디날토 메카니즘을 채용,고유가시대에 맞춰 연료사용량을 줄이면서 가스배출은 줄였다.

랜드로버의 "프리랜더"는 코먼 레일 방식의 2.0l,16밸브 직접분사형 디젤엔진을 얹어 환경친화력을 높였다.

오펠의 "3세대 코르사" 역시 초절약형 리터카로 주목을 끌었다.

<>컨셉트카=GM은 "이보크 로드스터"와 "이마쥬"등 고급차형 컨셉트카를 출품했다.

이보크 로드스터는 99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처음 소개된 "이보크"를 기초로 한 모델로 차세대 고급 스포츠카다.

후륜구동으로 차체가 가벼우면서도 충격에 강한 이 차는 전자식 5단 자동변속기와 V8 4.6l 엔진을 장착했다.

이마쥬는 휠 드라이브 방식의 최고 럭셔리 세단으로 4백25마력의 파워를 갖고 있다.

야간주행시 후방시야 카메라가 일반거울을 대체하는 최첨단장비를 갖추고 있다.

BMW의 "Z-22"는 미래형 왜건 컨셉트카다.

이 회사의 미래 아이테크기술 70여가지가 총망라됐다는 평이다.

5인승으로 3시리즈와 같은 크기면서도 상급모델인 "5시리즈"의 성능을 지니고 있다.

연비도 l당 16.7km로 뛰어나고 일반차보다 중량이 50% 줄어든 초경량차다.

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