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4분기 실적과 향후 전망치를 발표하는 미국기업들이 잇따르면서 증시의 ''신약구강(新弱舊强)''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신경제 기업들은 대부분 이 기간에 수익예상치를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허약한 수익구조''가 드러나면서 주가 침몰에 시달리고 있다.

반면 제조 제약 등 구경제기업들은 안정적인 수익성을 과시하면서 주가상승의 단맛을 만끽했다.

특히 1백50개 이상의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한 17일 뉴욕증시에서는 이같은 명암이 뚜렷했다.

이날 반도체와 인터넷주가 급락으로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46%,2.32%씩 빠졌지만 제조 식품 제약 등 구경제 기업들의 주가는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빛을 발했다.

◆구경제 기업=IBM은 이날 3·4분기 순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4% 늘어난 19억6천3백만달러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하드웨어 부문의 순익은 4% 늘어난 데 반해 소프트웨어 순익은 3% 감소해 IBM 안에서도 구경제 사업부문이 강세를 보였다.

IBM 주가는 1.88달러 오른 1백13달러를 기록했다.

의약 및 생활용품 업체인 존슨 앤드 존슨의 순익도 12억6천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3.8% 늘어났다.

덕분에 주가(97.06달러)도 전날보다 12.5센트 올랐다.

담배 및 식품회사인 필립모리스의 주가(31.69달러)도 전일대비 94센트(3%) 상승했다.

이 회사의 3·4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보다 15.9% 늘어난 23억2천만달러를 기록한 덕분이다.

이밖에 제약업체들도 호조를 보여 화이저의 주가는 1.25달러 오른 44.94달러를 기록했으며 머크는 1.31달러 상승한 78.19달러에 거래됐다.

◆신경제 기업=신경제의 3총사인 아메리카온라인(AOL) 아마존 야후의 주가가 이날 동반추락하면서 일제히 연중 최저치로 무너져 내렸다.

기업들의 인터넷 광고비 감소 등으로 이들 신경제 대표주자의 수익전망이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

AOL 주가는 실적발표를 하루 앞둔 이날 전일대비 13.2% 떨어진 45.66달러를 기록했다.

내림세를 이어오던 야후 주가도 49.38달러로 10.6%나 추가 하락했다.

야후 주가는 지난 10일 3·4분기 실적발표 이후 1주일 만에 40%나 폭락했다.

아마존의 실적발표는 아직 며칠 남았는 데도 적자폭이 예상보다 클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면서 주가가 11.8%나 급락,21.44달러에 이날 거래를 마쳤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