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16일 청와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노벨 평화상 수상의 감회와 앞으로의 정국운영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내용을 정리한다.

-노벨 평화상 발표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으며 향후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하는가.

"평화상을 발표하던 날 오후 6시에 안방에서 아내와 지켜봤다.

평화상 발표가 되니까 좀 창피스럽지만 아내와 껴안고 좋아했다.

상을 막상 받고 보니 꿈만 같기도 했고 정말 책임이 무겁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

올림픽은 금메달이 끝이지만 노벨상은 그것이 곧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남북정상회담이 평화상에 도움이 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김정일 위원장에게 미안하면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남북관계를 잘 발전시켜 상을 준 의도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

남북관계가 개선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달라이 라마의 방한은 어떻게 되나.

"뭐라고 공개할 수 없지만 정부는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다"

-사직동 팀의 해체를 발표했는데 이는 노벨상 수상과 관련이 있는 것인가.

인권신장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설명해 달라.

"사직동 팀에서 고생한 분들에게 개인적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보다 활동이 크게 과장돼 있다.

과거 역사 때문인 것 같다.

정부로서도 플러스가 안된다.

그동안 몇번 검토했는데 이번에 말썽도 생기고 해서 정리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했다"

-수상 소식을 발표 1초전에도 알지 못했는가.

경제 활성화와 민생안정을 위한 구상은.

"정말 몰랐다.

경제 문제와 관련해 정부는 12가지 개혁목표를 발표했다.

12월까지 금융과 기업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나머지 공공 및 노사부문은 내년 2월까지 끝낼 것이다.

어려운 점이 상당히 많다.

구체적인 것을 예시해서 정부가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매월 국민에게 보고할 것이다.

어렵지만 해낼 수 있으며 나를 믿어달라는 말을 할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외부 문제도 있다.

물가와 미국증시, 대우사태, 반도체 가격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변한다.

이번 기회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고 근본 대책을 세워야 한다.

금 모으기를 하는 심정으로 (국민들이) 노력하면 정부는 (경제를) 살려내겠다.

살려내는 정도가 아니라 세계 경제 강국의 토대를 만들고 후계자에게 물려주겠다"

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