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 나와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눈 깜짝할 사이에 몇 년이 지나간다.

그러다 낙엽이 날리는 가을을 맞게 되면 어느새 결혼할 때가 지났다는 사실을 깨닫고...

아직 미혼인 청춘남녀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뭐니뭐니 해도 결혼이다.

"언젠가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지 않을까" "주위에서 누가 소개해주겠지"라고 소극적으로 배우자를 찾는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

대신 "어떻게 결혼할 생각인가요"라는 질문에 주저하지 않고 "결혼정보회사를 찾으면 되죠"라고 답하는 젊은이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새로운 결혼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이들 결혼정보회사의 신세대 "마담뚜" 결혼컨설턴트.

그들의 직업 세계를 들여다 보자.

<>결혼컨설턴트의 하루=닥스클럽의 김경아(31)팀장은 오전에 출근하면 먼저 e메일을 확인한다.

회원들의 각종 상담과 문의에 답장을 보내다 보면 오전 시간은 금방 지나간다.

결혼컨설턴트 한 명이 맡는 회원은 대략 1백50~2백명.

"너무 많지 않냐"는 질문이 나올법도 하다.

하지만 그만큼 이들이 "프로"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들은 사람을 한 번만 보면 "아! 이 사람은 어떤 사람과 어울리겠구나"하고 바로 감을 잡는다고.

김 팀장의 오후는 고객들과의 상담으로 채워진다.

낮에는 주로 자식들의 결혼상대자를 찾아달라는 부모님들이 많다.

저녁엔 퇴근길의 직장 남녀들이 많이 찾는다.

자연히 이들의 퇴근시간도 늦어진다.

1시간씩 걸리는 상담을 하루에 5~6건 하고 나면 힘이 쏙 빠진다.

어떤 때는 새벽에 고민을 토로하는 고객들의 전화를 받기도 한다.

결혼문제를 넘어 아예 인생상담으로 발전되는 경우도 있다.

틈틈히 회원들의 교제진행 상황을 체크하고 회원들의 성향을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공부도 해야 한다.

한달에 서너번 열리는 미팅행사 등 이벤트 준비도 이들의 몫이다.

한마디로 바쁘고 자기 시간도 많이 빼긴다.

하지만 천신만고 끝에 한 커플을 탄생시킬 때의 보람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한 사람의 인생을 책임진다는 각오로 일해요"(닥스클럽 류지순씨)

<>결혼컨설턴트가 되려면=특별한 전공이나 자격증이 필요하지는 않다.

그것 보다는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사람의 심리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이면 좋다.

특히 적극적이고 밝은 성격이면 도전해 볼 만하다.

또 사람의 마음을 빨리 읽을 수 있는 순발력도 필요하다.

사람을 계속 만나야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해야 한다는 것도 잊어선 안 된다.

이 일은 결혼을 한 여성들에게 유리하다는 것이 매력이다.

결혼컨설팅을 하려면 인생 경험이 많을 수록 좋기 때문.

그래서 미혼보다 기혼이,사회 초년생보다 직장 경험이 있는 사람이 더 낫다.

그러나 나이가 너무 들면 감각이 떨어져 곤란한 직업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결혼컨설턴트는 2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에 몰려있다.

남성보다 여성이 유리한 것은 남성에게 고민을 털어 놓으려는 사람(남녀불문)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결혼컨설턴트가 되면 여러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인생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다만 미혼인 결혼컨설턴트에겐 고객들과 절대 교제해선 안 된다는 등 여러 금기 사항도 있다.

마치 영화 "보디가드"의 주인공처럼...

물론 꼭 지켜지지는 않는다.

<>웨딩컨설턴트와 다른점=결혼컨설턴트는 웨딩컨설턴트와 많이 혼동된다.

하지만 다르다.

웨딩컨설턴트가 결혼과 관련된 상품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면 결혼컨설턴트는 결혼에 이르기 까지 상대 이성과의 만남을 주선하고 교제과정에서 조언을 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들의 연봉은 대졸 초임의 경우 대개 1천5백만~2천만원 정도.

회사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4~5년 정도 지나면 2천5백만~3천만원 정도를 받는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