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짜서 위기대응체제를 사전에 구축해야 한다"

이윤호 LG경제연구원장은 11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최고경영자 월례조찬회에서 "최근 경제동향과 기업경영에의 시사점"이란 강연을 통해 내년에는 기업들이 본격적인 저성장시대에 대비해 위험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수출채산성이 악화되고 수출증가세도 둔화될 가능성이 있어 기업들이 최악의 상황을 포함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구성,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우리 경제는 아직도 대규모 기업·금융 부실 등 구조적 문제점을 안고 있어 대내외 불안요인이 현실화될 경우 경기급락과 금융위기가 재현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경기 하락과 저성장 시대에 대비해 경영전략과 경영혁신을 꾀하고 자금조달능력 개선 및 내부자금 축적,투자의 효율화 등을 통해 위험관리 강화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특히 경기 하락과 함께 금융·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기업 도산,신용경색,자산 디플레(공급과잉에 따른 가치하락) 현상이 심화될 경우 경제 위기가 재현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IMF위기 직후와 같은 위기의식을 갖고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사업구조조정,조직재편,경비절감,에너지 효율화 등 강도 높은 경영혁신과 함께 경제위기의 가능성이 사라질 때까지 부채비율 이자보상배율 등의 재무지표를 선진기업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높은 부채비율과 기존 사업의 낮은 수익성 등을 감안하면 투자 재원의 한계가 뚜렷하므로 ''투자의 집중과 효율화''가 절실하며 국내외 시장에서의 1등 가능성 등 엄격한 기준을 세워 투자대상 분야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내년까지는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업들이 내수보다는 세계 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 및 수익을 확대하는 수출확대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중개 기능의 정상화가 지연되고 돌발 요인에 의해 일시적인 신용경색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단기 자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채권관리 및 회수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고 그는 말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