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경제가 세계 경제열강들과 맞서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많은 전문가들은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한 안정적인 수출시장 확보에서 그 해답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각국과의 자유로운 교역으로 "무역 강국 코리아"의 입지를 굳히자는 것이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지역주의 움직임에 대응하는 데에도 자유무역지대 구상은 필수적이다.

<> 지역연합을 통한 자유무역 심화 추세 =세계는 지금 "블록화"를 향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0)에 보고된 지역무역협정은 2백개 가까이 되며 실제로 효력을 유지하고 있는 협정만 1백19개에 달한다.

거의 모든 나라들이 지역경제협정에 가입한 셈이다.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대표적인 지역경제블록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경우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회원국의 역내 수출비중이 지난 1990년 41.4%에서 1997년 48.9%로 확대됐다.

남미공동시장(MERCOSUR)은 같은 기간 8.9%에서 24.4%로, 동남아국가연합(ASEAN)은 25.9%에서 31.4%로 각각 늘어났다.

세계 통합의 큰 흐름 속에서도 지역경제 분할의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유럽연합(EU)이 중유럽.동유럽으로 확대되고 있고 북남미 34개국 연합인 범미주지역협정(FTAA)과 북미와 유럽이 연합하는 범대서양지역협정(TAFTA)의 추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세계경제가 몇 개의 지역경제 블록으로 재편될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 교두보는 한.중.일 동북아 자유무역지대 =전문가들은 한반도 경제가 세계로 뻗어 나가기 위해서는 한.중.일이 하나의 울타리로 연합하는 동북아 경제권 구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금까지 동북아 지역은 지역협력이 가장 부진한 곳으로 꼽혀 왔다.

세 나라가 손을 잡는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한반도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인 일본, 전세계 화교경제권을 포함할 경우 실질적인 세계 3위권 경제인 중국과 연대한다면 명실상부한 거대 경제권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를 지렛대 삼아 유럽 미국 등으로의 진출을 가속화할 수 있다.

지난달 한.일 정상이 한.일투자협정(BIT)을 연내에 체결하기로 합의한 것도 동북아 경제권을 위한 밑거름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정인교 연구위원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선 한.중.일 3국이 연합해 지역블록을 형성한 후 NAFTA 등 타 지역 경제권과 손을 잡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위원은 "특히 한반도가 전세계 경제의 허브(중심)가 될 수 있도록 무역 금융 등의 선진화 작업을 지금부터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자유무역지대의 효과와 추진 상황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통한 자유무역지대 구성은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여건을 감안할 때 불가피한 전략이다.

FTA는 <>지역주의 확산에 대응 <>수출시장 확보 및 국내기업의 체질개선 <>소비자후생 증대 <>해외투자의 유치 및 해외거점지역 확보 등 여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와 FTA를 맺은 나라는 한 곳도 없다.

유일하게 칠레와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인 실무협상에 들어갔다.

일본은 논의중이고 태국 뉴질랜드 등은 국내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