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한 대표적 인물로 꼽히는 텔레비디오의 황규빈(64.미국명 필립 황) 회장이 한국벤처기업에 대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

황 회장은 이미 8개 한국벤처기업에 1천만달러이상을 투자했다.

기인전자 e스탑 바이오맥스 알파테크놀로지(49%) KNT텔레콤(49%) 시너텍(칩제조회사) APSC(호주에서 로켓발사 프로젝트추진)에 대주주 또는 일부 지분참여형태로 들어갔다.

최근에는 PC에서 PC로도 무료전화가 가능한 웹폰서비스(큐피텔)를 제공하는 키텔이란 벤처기업에 투자했다.

양평에 땅 1만평을 매입해 자연농장을 꾸미는 계획도 추진중이다.

가장 최근에 투자한 키텔에 대해서는 "아이디어가 독창적인 만큼 한국의 경우 한국통신이나 SK텔레콤,미국 경우는 AT&T,스프린트(SPRINT) 같은 대형 통신사업자를 전략적 파트너로 잡을 경우 글로벌 기업도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황 회장은 "CRT터미널과 멀티미디어사업을 주로 하다가 최근에는 네트워크 PC를 서버에 연결시킬 수 있는 장치인 신 클라이언트(thin client)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는데 수요가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황 회장은 현재의 한국벤처위기에 대해 "장기적으로 본다면 지금의 침체는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진단하고 "쉽게 번돈은 쉽게 나가기 마련"이라는 평범한 격언을 들려주었다.

또 "벤처산업 자체가 위기에 처하지는 않겠지만 독창적이지 못한 사업들은 대부분 정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너도나도 벤처가 돈이 된다니까 뛰어들었지만 자신의 경쟁력에 대한 검토도 없이 사업을 시작한 사람이 너무 많은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황 회장은 "''나는 누구인가'' ''내가 지금하고 있는 사업에 정말로 자신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냉정하게 생각해보고 자신이 없으면 일찍감치 이전 직장으로 돌아가라"고 권했다.

그리고 "냉정하게 생각해도 자신있을 때만 어려움을 각오하고 견뎌보라"고 조언했다.

이처럼 다소 잔혹한 그의 주문은 80년대 아메리칸 드림을 화려화게 실현해 미국의 타임지 포천등 각종 언론매체에서 격찬을 받다 지난 90년대에 ''죽지 않는게 다행일 정도''라는 말을 들으며 부도위기에 시달리다 재기했기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황 회장은 한국의 벤처기업들이 투자받은 돈으로 이 기업 저 기업에 투자해 재벌화하는데 대해 "R&D(연구개발)하라고 준 투자자금을 그런 식으로 함부로 쓰는데 가만히 있는 한국의 투자자들이 이상하다"고 했다.

"미국같으면 당장 소송당할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황 회장의 한국투자도 그런 식의 투자가 아니냐"는 질문에 자신의 한국에 대한 투자는 "어떤 경우는 전략적 제휴측면도 있지만 일부는 단순 자본차익을 목적으로 한 것도 있다"면서 "수익이 남아서 투자하는 경우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잘라말했다.

그의 투자재원은 "처조카인 마이클양이 시작한 마이사이몬이란 회사에 투자했다 올해 마이사이몬이 시넷에 비싼 값에 팔리면서 큰 돈을 벌어 이를 재원으로 투자했다"고 밝혔다.

황규빈 회장 e메일:kph@televideo.com

새너제이= 안상욱 기자 sangw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