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부'' 전반기 김대중 대통령,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와 함께 ''DJT'' 삼각구도를 형성했던 박태준 전 총리가 3개월여의 장기외유를 마치고 지난 2일 귀국, 고향인 부산을 둘러 4일 북아현동 자택으로 돌아왔다.

박 전 총리는 귀국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를 하지 말라고 내쳐진 사람이 무슨 정치행보를 하겠느냐"며 정치재개 가능성을 일축했다.

조영장 전 비서실장도 "(그분은) 특별히 할 일이 없어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며 독서 등으로 소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전 총리가 조만간 김대중 대통령의 경제자문역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는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박 전 총리의 한 측근은 "그 분은 대북.경제 문제에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해 명예회복 차원에서도 모종의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다른 측근은 "지난 6월 경제문제를 전담했던 공덕동팀을 해체하면서 사무실을 광화문의 교보빌딩으로 옮겼다"며 "조만간 이 사무실을 열어 국내 경제문제를 전반적으로 점검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박 전 총리는 지난 5월 하순 부동산 명의신탁 파문으로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 6월 하순 출국했었다.

김형배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