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행장은 ''타고난 장사꾼''으로 불린다.

증권사 사장에서 파격적으로 은행장이 된후 공공기관 성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주택은행을 ''이익제일''을 지향하는 기업으로 변모시키기 위해 남다른 공을 들여 왔다.

그는 지난 98년 8월 행장에 취임하자 마자 월급은 단돈 1원만 받고 스톡옵션을 받는다고 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자신이 경영을 잘하면 월급과는 차원이 다른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다는 장사꾼 기질을 발휘한 셈이다.

그해 연말결산때 "수천억원의 적자를 내는 한이 있더라도 부실자산을 한꺼번에 털어내겠다"고 선언하며 대손충당금을 5천2백18억원이나 추가로 적립해 결국 3천억원에 이르는 적자를 냈다.

하지만 외국투자자들은 ''주택은행이 드디어 건전경영이 무엇인지 깨달은 것같다''며 오히려 투자를 대폭 늘렸다.

증권사 사장을 지냈으면서도 유가증권투자를 모두 자회사로 넘겨 버리거나 원금손실이 날 것을 우려해 신탁상품판매를 보류하는 ''파격''도 서슴지 않았다.

지난 상반기 3천7백52억원의 이익을 내 시중은행중 가장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대학선배인 신동혁 한미은행장은 "주택은행의 뉴욕상장은 한국금융계의 경사"라며 "열심히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69년 조흥은행에 입사했던 그는 은행의 답답한 위계질서가 싫다며 76년에 대신증권으로 옮긴후 정통 증권맨으로 변신했다.

동원증권 사장 재직중 증권업계 최초로 무차입경영, 분기별 실적 및펀드운용내역 공개, 성과급제도 도입 등을 잇달아 발표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전남 광산 출생(53)으로 광주일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