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 말로 벤처투자의 적기입니다"

IMF때 거의 부도나다시피 했다가 극적으로 회생해 한국 벤처캐피털의 신화가 된 한국기술투자(KTIC)의 서갑수 대표는 "위기가 곧 기회"임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다.

그래서 올 4.4분기에도 3.4분기때와 마찬가지로 1백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투자대기중인 자금만 1천억원이 있다"고 밝힌 서 대표는 "코스닥이 다소 회복된다면 보유중인 주식을 매각해서 투자자금을 추가로 더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서 대표는 시장상황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다.

"벤처투자시장에 기복은 있게 마련입니다. 지금의 벤처위기는 과열뒤에 나타나는 과도한 폭락장세입니다. 최근의 위기는 벤처기업이 만든 위기가 아니라 경제시스템의 문제에서 발생한 겁니다. 구조조정이 잘 마무리되면 내년 1.4분기부터는 벤처투자시장도 안정될 것입니다. 선별적으로 좋은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릴 때입니다"라고 전망했다.

코스닥주가가 떨어졌다고 디지털로 바뀌는 세상의 흐름을 거역할 수는 없다.

우리가 가진 기술중 전세계를 상대로 비즈니스할 수 있고 가장 경쟁력이 있는건 역시 디지털기술이고 이런 디지털기술은 벤처기업에 유리하다는게 서 대표의 믿음이다.

더구나 한국의 일급인력들이 뛰어들어 이미 하나의 시장을 형성한 만큼 전망은 밝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벤처기업가와 신설창투사 등 최근 벤처캐피털시장에 뛰어든 사람들에 대한 충고의 말도 잊지 않는다.

"벤처는 고난과 역경의 언덕을 넘는 장거리경주"인데도 올 1.4분기처럼 단기간에 고수익을 내는게 벤처라고 믿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벤처는 무한한 핸디캡으로 출발한 기업인데다 항상 경쟁자가 있게 마련이고 자만하면 바로 망하는 위험한 비즈니스라 쉬운 일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벤처투자는 일반 주식투자와 달리 돈만 대는게 아니라 전문인력공급 판매망확보 기업간제휴 세계시장진출 등 투자기업의 가치를 새로 창출하는 독특한 비즈니스라는게 서 대표의 믿음이다.

이처럼 벤처투자가는 능력있는 기업가를 찾아서 키워 주고 그 결과물로서 돈을 버는 것인데 "돈놓고 돈먹는" 투기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서 대표는 현재 새로 벤처기업을 하는 사람이나, 벤처투자를 하는 사람이나 고난의 길을 가보지 않고 온실에서 자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어려움에 대한 길항력이 적다고 진단하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라고 충고한다.

"역사를 바꾼 사람은 항상 긍정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는게 위기에도 변치않는 그의 믿음이다.

안상욱 기자 sangw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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